5대은행 3분기 성적표 보니 `국민은행 반짝반짝`

KB국민은행이 올해 3분기 기준 방카슈랑스(보험 판매)와 신탁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며 기세등등한 영업력을 자랑했다. 우리은행은 가계와 기업여신을 꾸준히 늘려 대출 성장세에서 다른 은행을 앞서 나갔다. 농협은행은 예수금 성장세가 돋보였다. 반면 지난달 1일 통합된 KEB하나은행은 방카수수료, 신탁, 퇴직연금 실적이 일제히 줄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방카수수료 수익은 올해 3분기 737억원으로 전년동기 696억원보다 5.9%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작년 3분기만 해도 방카수수료가 농협은행(727억원)에 비해 다소 뒤쳐졌는데, 영업 확장 캠페인을 펼친 결과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국민은행은 신탁 성장률도 돋보였다. 작년 말 기준 21조원이었던 신탁잔액은 올해 9월말 25조8000억원으로 22.9% 증가했다.
국민은행 임원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내우외환으로 영업력이 100%가 되진 못했는데 이후 영업력이 회복되면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신탁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판매가 (올 상반기에) 늘면서 증가한 것으로 현재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형태로 판매전략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대출금은 우리은행이 5대 은행 중에서 가장 많이 늘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해 8월 말 대출잔액은 179조 3000억원으로 작년 말 166조9000억원보다 12조 4000억원(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8조 3000억원, KEB하나은행은 7조 1000억원 늘어났다. 농협은행은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과 더불어 대한주택보증과 협약을 체결해 표준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 늘어났다”며 “기업대출은 다른 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예금과 수익증권, 퇴직연금 성장률이 돋보였다. 이 은행의 예금은 9월말 기준 170조 5000억원으로 전년 말 157억 1000억원 보다 8.5% 증가했다. 수익증권 잔액은 다른 은행 4곳보다 적지만 전년 말 대비 성장률은 25.3%로 가장 높았다. 퇴직연금 유치금도 올해 3분기 5조 9000억원으로 전년 말 5조 4000억원보다 9.3% 증가했다. 다만 대출금은 0.4% 성장해 다른 은행보다 증가폭이 적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금고 예금이 늘어나면서 예수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대출은 기업대출이 증가했으나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을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관리하면서 증가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1일자로 출범한 KEB하나은행은 방카수수료 수익, 외환사업량, 신탁 등에서 총체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이 은행의 방카수수료 수익은 올해 3분기 539억원으로 전년동기 605억원에 비해 10.9% 감소했다. 신탁 잔액도 작년 동기 54조 9000억원에서 올해 9월말 50조6000억원으로 7.8% 감소했다.
특히 KEB하나은행의 강점인 외환사업의 경우 올해 3분기 2572억달러로 작년 동기 2800억원보다 8.1% 감소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과정에서 대기업 여신을 관리하다보니 외환관련된 사업이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방카수수료 수익이 3분기 638억원으로 전년동기 658억원보다 3% 감소했다. 퇴직연금 잔액은 신한은행이 3분기 11조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성장세는 전년말 대비 0.6%로 다소 주춤했다. 이에 비해 경쟁사인 국민은행은 3.4%의 성장률을 보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농협·국민은행이 퇴직연금과 관련해 상당히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취급이 많은 신한은행의 경우 4분기에 퇴직연금 실적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 김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