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지하경제 커진다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지면서 사금융 시장에서 고수익 보장으로 불법 자금모집이 암암리에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황을 틈타 지하경제 규모가 커지면 세금탈루 등 국가재정 누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대책이 요구된다.
2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사금융 시장에서 업자와 개인(투자자) 간 금전 거래시 지불하는 이자율은 월 1%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연 1.50%인점, 은행 예금금리가 연 1%대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지하경제에 자금을 조달하는 대가로 1년에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이 제도권 시장 대비 10배 이상 높은 셈이다.
이렇다보니 관련 업계에서는 상당기간 일을 해온 업자를 중심으로 인맥을 통해 거액의 자금이 사금융 시장으로 흘러들어 간다. 이 자금은 고율의 사채에 이용되고 불어난 자금은 이른바 자금을 조달한 ‘쩐주’ 들에게 월 1% 수준에 배당 형식으로 돌아간다.
은행에서 토지나 주택을 담보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다시 사금융 시장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자 차익을 챙기는 투자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한 업체에는 25억원 상당이 투자되는 등 거액의 자금이 세금이 붙지 않는 지하경제에서 융통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사수신행위로 불법이지만 합법적인 형식을 빌어 투자하고 영업을 통해 나온 이익은 일정 비율로 나누는 구조”라며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인맥으로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