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이 높고 맑은 하늘 아래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에 접어들었지만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에 뒤덮여 뿌옇게 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미세먼지나 황사는 일반적으로 봄철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10월 현재, 때 아닌 미세먼지 공습으로 국내 공기청정기 및 마스크 관련 업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높아졌다.
최근 중국발 스모그에 극심한 가뭄까지 겹쳐지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기상청은 28일 호남, 영남, 제주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지방 역시 오전 한때 ‘나쁨’ 수준을 나타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의 유입을 막을 수 있는 마스크·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관련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공기청정기 및 마스크 관련 종목의 주가는 적게는 5%에서 많게는 40% 넘게 올랐다.
미세먼지 마스크 생산업체 에프티이앤이는 지난달 30일 종가인 3200원에서 현재(27일 종가 기준) 4535원으로 41.7% 급등했고, 국내 대표 공기청정기 제조업체인 위닉스도 15.7% 상승했다.
에프티이앤이는 현재 식품의악품안전처로부터 인증을 받은 미세먼지 마스크 ‘테크노웹’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주의보가 자주 발령됨에 따라 제품 판매량 증가가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 생산업체 웰크론 역시 10월 들어 11.2% 올랐고, 코웨이, 크린앤사이언스, 등도 각각 6.9%, 5.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4.2%)와 코스닥(1.5%) 수익률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로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현재까지 발표된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다소 부진하게 나타나 시장은 이제 실적보다 ‘스토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테마주에 투자할 때 해당 기업의 실적을 논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테마주를 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먹고 나오면
김 팀장은 “연구원과 투자자의 입장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그 누구도 책임을 대신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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