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 보험 등 장기 투자자부터 시세 차익을 노린 단기 투자자까지 매수세가 집중되며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예상치 못한 금리 급등으로 투자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2.185%로 사상 최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올 하반기 들어 0.578%포인트 지난 한달 동안에만 0.186%포인트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소극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최근 단기 채권 금리가 반등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고채 30년물 강세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 이후로 지연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오면서 장기 채권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이사는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채권 매수를 지연시켜왔던 연기금 보험 등 기관투자자들이 연말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 집행에 들어갔다”며 “단기 차익을 노린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매수 수요도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된 것도 국고채 30년물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 채권 금리는 미래 경제 성장과 물가 수준을 반영한다”면서 “정책 당국의 낙관적 전망에도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경제 하방 리스크가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2% 초반대로 떨어지자 일각에선 현재 금리 수준이 과도하게 낮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장기 채권 발행 비중 확대를 검토하는 등 수급 요인만으론 장기 채권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고 투자심리 위축시 금리 반등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이사는 “국고채 10년물과 30년물 간 금리 차이가 0.15%포인트까지 좁혀지는 등 단기 과열 신호가 확실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고채 30년물 추가 매수를 자제하고 금리 하락시 비중을 조금씩 줄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박종연 N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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