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28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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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부터 헤지펀드 운용업이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고 증권사의 헤지펀드 진출도 허용됐지만 정작 증권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관심은 있지만 아직은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조심스런 움직임이다. 감독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도 운용경험이 있는 투자자문사의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을 연내 먼저 접수하고 증권사는 후순위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애초 오늘 이사회에 상정하기로 했던 헤지펀드 운용업 진출건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동훈 NH투자증권 프랍트레이딩본부장은 "원래 이달 이사회에서 처리해 곧바로 헤지펀드 운용업 등록 신청을 하려 했는데 금융당국 일정에 맞춰 11월이나 12월 이사회로 안건 상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2일과 27일 2차례에 걸쳐 헤지펀드 운용업 진출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문사와 증권사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자문사 관계자는 "금감원은 운용경험이 있는 자문사의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 신청을 먼저 받아주고 증권사의 경우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접수를 받겠다는 방침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윤규 금감원 자산운용감독실장은 "증권사가 증권업과 자산운용업을 겸업하는데 따른 이해상충방지 장치에 대한 세부등록 요건이 우선 마련해야 한다"면서 "지금으로선 증권사의 헤지펀드 운용업 등록 신청 시기를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13일 발표한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 추진방안'에서 증권사의 사모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 포함) 운용업무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본지가 올해 6월 말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의 헤지펀드 운용업 진출 계획을 설문한 결과 NH투자증권·KDB대우증권·삼성증권·현대증권·미래에셋증권·신한금융투자·메리츠종금증권 등 7개 증권사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은 대부분 초기 스터디 단계로 다른 증권사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수준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아직 어느 부서에서 업무를 담당할 지도 정해진 게 없다"면서 "(진출하더라도) 자체 운용을 선도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만든 헤지펀드의 고객 수익률이 좋지 않으면 해당 증권사 사업영역 전반에 평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른 증권사들은 선두주자인 NH투자증권의 성과를 지켜본뒤 내년 하반기에나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