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우선주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전날 발표하자 30일 이 같은 투자전략 조언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대규모 매입 계획과 관련해 양호한 수익이 예상되는 우선주를 매수(롱)하고 부진한 수익이 예상되는 보통주를 매도(숏)하는 '롱숏' 투자전략을 제안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례적인 수급으로 인해 보통주를 팔고 우선주를 사면 기대수익률이 1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보통주의 매입 규모가 과거 평균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우선주 매입 규모는 유통주식 대비 6.3%로 과거 평균치(1.3%)의 4.6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우선주 일평균 예상 매입 규모는 2만주로 최근 60일 평균 거래량의 38% 수준"이라며 "주가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우선주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0.85% 급등한 11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9일에도 5.48% 오르는 등 3거래일째 급등했다.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우선주 급등세는 다른 종목으로도 이어졌다. 현대차2우B는 9.09%나 올랐고 현대차우도 7.84% 상승했다. 또 삼성화재우와 LG생활건강우도 각각 5.80%와 5.56%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전날보다 3.55% 오른 137만2000원을 기록하며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주주환원 정책까지 호재로 작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깜짝 발표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23% 내린 2029.47에 거래를 마감했고, 코스닥은 전날보다 1.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자사주를 매입했을 때도 삼성전자는 7.3%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2.3% 하락했다"면서 "삼성전자에 의한 대형주 수급 악화가 발생해 삼성전자의 상승이 지수 상승은 이끌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