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와 자사주 매입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우려가 짙어지면서 코스피가 상승 모멘텀을 잃고 헤매고 있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7포인트(0.28%) 상승한 2035.24로 거래를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하락세에 간신히 브레이크를 걸었다.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 공세에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4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이날 외국인이 1300억원 넘는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추가 하락을 막았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유례없는 주주친화 정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증시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7일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 급등하며 지수 상승에 대한 희망이 커지는 듯 보였다. 실제로 대형주지수는 지난달 30일까지 2.20%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형주지수가 1.84%, 소형주지수도 3.63%가 빠지며 코스피 상승을 제한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정책 역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제한된 수급 여건 속에서 매수세가 삼성전자로 몰리며 다른 대형주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지난달 30일 종가 기준)는 지난달 7일과 비교해 9.67% 급등했지만 현대차는 2.80%, SK하이닉스는 17.69%, SK텔레콤은 6.04%나 하락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신권 환매 부담과 외국인의 중립 등 현재처럼 제한된 수급 여건에서 삼성전자로의 쏠림 강화는 대형주 수급을 악화시켜 지수 상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내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외국인 자금 향방도 모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에서 총 1957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이날은 1300억원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렇다 할 확실한 증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 등은 증시 하방 경직성이 확보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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