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영업직원 ‘자기매매실적 성과급서 제외’ 확산

국내 증권사들 사이에서 영업직원의 자기매매 실적을 성과급 산정에서 제외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자기매매 실적을 성과에 반영하는 현행 제도가 과도한 자기매매를 유발하고 고객 관리 소홀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점 영업직원의 자기매매 거래실적을 11월부터 성과급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영업직원의 과당매매 계좌 수익에 대해 성과를 인정하지 않았던 기존 기준을 보다 강화한 것으로 과당매매 여부와 관계 없이 모든 영업직원의 자기매매 실적을 성과급 산정에서 제외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제도는 임직원이 자기매매로 실적을 쌓기 위해 고객 관리에 소홀해지는 등 이해관계가 상충될 소지가 있다”며 “자기매매를 자제하고 고객의 수익률 관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성과 기준을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초부터 기존 영업관행의 철폐를 위해 고객별 총 자산에 대한 수익률 측정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개발해 영업점 평가와 직원 성과급 산정에 활용해왔다.
NH투자증권은 임직원 평가 및 성과급 산정 시 자기매매 수익을 반영하지 않는 제도를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익지표의 비중을 축소하고 고객 수익률 등을 구성된 고객중심지표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증권사 임직원의 주식 매매 횟수를 하루 3회, 월 회전율 50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기매매 근절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금융투자회사 직원들이 속해 있는 사무금융노조는 이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