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우증권 대주주 KDB산업은행(지분율 43%)이 이날 오후 3시 매각 예비 입찰을 마감한 결과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산업은행 지분 100% 보유) 패키지다. 인수 후보 중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은 아직까지 뚜렷한 인수자금 조달처를 확보하지 못해 인수전 완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업계에서는 KB금융 미래에셋 한투금융 삼파전 구도로 보고 있다.
이들 인수 후보는 각각 인수 명분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향후 치열한 인수 경쟁을 예고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자기자본 '10조원' 한국형 투자은행(IB) 도약을 꿈꾸며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이웃 일본의 대표적인 글로벌 IB인 노무라금융투자는 자기자본이 27조원 규모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현재 NH투자증권이 자기자본 4조4495억원으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작은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훌륭한 인재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여기에 우수한 재무구조를 지닌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대형 증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미래에셋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운용 분야에서 강점과 대우증권이 지닌 IB·영업망 등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은 물론 대형화를 통해 글로벌 IB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1조원 규모 대형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박현주 회장이 이번 인수전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아시아 최고 IB로 성장한다는 목표로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한투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는 국내 1등 경쟁에서 벗어나 2020년 시가총액 20조원, 자기자본 수익률 20%라는 '비전2020' 달성을 위한 관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미 옛 동원증권 시절 증권사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운 경험이 있는 데다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자기자본 7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남구 부회장이 오랜 장고 끝에 막판 인수전 참여를 결단한 까닭이다.
인수 후보들은 각각 단점을 지니고 있어 향후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