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7개월 만에 중국 성장엔진을 재가동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이날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10월보다 8.2% 증가한 10만69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월간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늘어난 것은 지난 3월(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 이후 7개월 만이다.
현대차 선전에 힘입어 지난 10월 현대·기아차 총 판매대수(15만6575대) 역시 지난해보다 4.7% 늘어났다. 지난달 현대·기아차가 기록한 판매 실적은 중국 진출 이후 가장 많은 차를 판매(총 176만6084대)했던 지난해 월평균 판매대수 14만7000여 대를 1만대 웃도는 수치다.
현대차가 대반전에 성공한 것은 지난 9월부터 본격 판매된 신형 투싼 덕분이다. 투싼은 지난달 2만2034대 판매돼 지난해보다 62.9% 급증했다. 여기에 현지 맞춤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x25가 전년 대비 46.3% 증가한 8897대 팔리면서 힘을 보탰다.
기아차 성적도 나쁘다고 볼 수 없다. 10월 판매량 5만5606대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29.8%나 증가한 수치다. 기아차 월 판매량이 5만대를 넘어선 것은 4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소형 SUV인 KX3가 4954대 판매되며 실적을 방어했고 소형차 K2도 지난해보다 16.7% 늘어난 1만4943대 판매됐다. 중국 정부가 소비 촉진을 위해 10월부터 시행한 구매세 인하 정책이 두 회사 판매에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차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내년 초 아반떼와 스포티지 등 신차 투입이 예정돼 있어 중국 판매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수 판매 회복도 현대·기아차 10월 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현대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6만8000대에 달한다.
한국GM 1만5000대(전년 동기 대비 9% 증가), 르노삼성 7000대(전년 동기 대비 5% 감소), 쌍용차 1만대(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로 티볼리 신차 효과를 누리고 있는 쌍용차를 제외한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북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판매량 회복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내수시장에서도 오랜 수비를 끝내고 공격에 나선 형국"이라며 "마진율이 높은 내수와 북미 시장 판매량 증가는 현대차 영업이익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말로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4분기 판매량은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투싼 엘란트라 등 신차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4분기에는 7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로 반전될 전망이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신차 효과는 내년 1분기에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소 내년 1분기까지는 실적 모멘텀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배당 매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배당이 주가를 떠받치고 있고 공장 가동률 회복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국내와 중국 세제 혜택과 신차 출시 덕분에 가동률이 늘어난 상태인데 연말로 갈수록 배당 매력 또한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 배당금은 각각 3764원과 1102
한편 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3.16포인트 오른 2048.40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월 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동은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