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주식 선물시장에서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외국인 선물매매 누적 순매수가 연일 사상 최대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선물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현물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기업가치가 급격하게 오르지 않는 한 코스피 지수를 큰폭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진단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 선물 매수세가 향후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해서라기 보다는 환율안정과 현·선물간 차익을 위한 거래라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외국인의 코스피 선물매매 누적 계약수는 6만5046계약 순매수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 8월초 코스피 선물시장에서 순매수로 전환한 이후 3개월째 연일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서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이 10월들어 7202억원 순매수로 돌아선 것.
지난 8월 현물시장에서 기록적인 매도 공세를 폈던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9월 들어 느슨해졌고, 10월 들어 완연한 순매수세로 전환했다. 매수업종도 화학, 운수장비, 금융업, 건설, 전기가스 등으로 연초와 비교했을 때 비중이 증가한 업종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 현물시장에서 매수세로 돌아선 가장 큰 원인은 환율 안정이었다. 10월들어 원달러 환율이 1120원선까지 떨어지자 그만큼 한국 주식이 싸진 것. 선물시장에서도 8월말 이후 달러강세에 글로벌 위험 자산 선호가 재연되면서 코스피 선물로도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유입됐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그러나 “사상 최대 외국인 선물 매수에도 불구하고 연말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시장 밸류에이션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된 수출 침체와 이로 인한 개별 기업의 실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 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선물 가격이 올라가면서 선물을 팔고 현물을 사는 차익거래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아서 현물 지수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예경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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