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금융위원장 |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이유로 남자 직원은 평균 18.6년씩 같은 직장에 근무하면서 1억원 이상 연봉을 받아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100대 은행 ROA는 2013년 기준 0.8, 국내 은행은 0.21에 불과하다. 자산을 융통해 돈을 버는 곳이 은행인데, 100원을 들고 21원밖에 벌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리스 등 남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제 위기로 몸살을 겪고 있는 유럽(0.3)보다 돈벌이가 시원치 않다.
주주들이 이익을 얼마나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살펴봤더니 국내 은행 ROE는 2005년 18.4%에서 지난해 4.05%로 뚝 떨어졌다. 이익이 줄면 씀씀이를 줄여야 하는데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달리 국내 은행은 오히려 씀씀이가 늘어났다. 국내 은행 이익경비율(판매관리비/총이익)은 2010년 41%에서 지난해 55%로 증가했다. 웰스파고나 코먼웰스 같은 글로벌 은행들의 이 비율이 같은 기간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금융산업 특성을 살리면서 낮은 이익 대비 높은 비용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무 중심의 성과연봉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은행 고임금의 명분으로 작용해 온 고부가가치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고생산성 직군에 높은 성과급여체계를 도입하고 상대적으로 단순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체계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국내 노동시장의 고령화, 비정규직 근로 확산, 청년층 일자리 축소 등을 고려할 때 금융산업의 현행 연공형 임금체계는 개편이 불가피하다"면서 "직무와 임금 간 연계를 강화하고 숙련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체 산업의 임금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금융산업 임금 수준은 2006년 129.7%에서 지난해 139.4%로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앞으로 추진할 금융개혁 과제 중 가장 중요한 이슈로 금융권의 성과주의 확산을 지목했다.
임 위원장은 5일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회에서 "금융권에 남은 과제는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문화를 어떻게 확산시키느냐가 될 것"이
[정석우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