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동부팜한농 인수 유력

LG화학이 국내 최대 농자재 기업인 동부팜한농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날 오후 2시 마감한 동부팜한농 인수 본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CJ제일제당은 막판까지 고민하다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앞서 LG화학과 CJ제일제당은 지난 9월 진행된 동부팜한농 예비입찰에 참여해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이후 한 달 넘는 실사 기간을 거쳐 본입찰을 진행하게 됐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는 LG화학 본입찰 서류를 심사해 다음주 중 우선협상대상자 여부를 확정하고 올해 안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매각 측에서는 동부팜한농 낙찰가가 6000억~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찌감치 인수전에 뛰어든 LG화학은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동부팜한농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면 기존 화학사업과 연관성이 큰 바이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실적 호조세를 바탕으로 자금력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계 관계자는 "농약 주원료를 제조하는 그룹 내 계열회사인 LG생명과학과도 사업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최근 바이오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도 LG화학이 동부팜한농 인수를 추진한 이유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독일 바이엘은 소재과학 사업에 대해 분리·상장을 추진하면서 최근 전문생명과학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 미쓰비시화학도 헬스케어를 추진하기 위해 별도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이 본입찰 참여를 포기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CJ가 당분간 중국 하이얼과 손잡고 진행 중인 코웨이 인수 작업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인수전에서 다크호스로 평가받아왔다. CJ 측은 그동안 동부팜한농 인수 시 주력 분야인 식품·식재료 사업과 연계해 종자·비료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초 별도 종자 법인 CJ브리딩을 설립해 신종자 발굴에 매진하는 등 인수 시 사업 확대 효과도 예상됐다.
동부팜한농은 작물보호제(농약), 비료, 종자 등 농자재 분야 국내 최대 기업이다. 1953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작물보호제 사업을 시작한 동부팜한농은 2010년 동부하이텍 비료사업부 등 농업사업부문이 분할돼 현재 모습을 갖췄다. 국내 농약시장을 27%, 비료·종자시장을 19% 점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영업이익 720억원을 달성하며 주목받았다.
동부팜한농은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오게 됐다. 동부팜한농 경영권 지분 50.1%를 가진 스틱인베스트먼트와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들 요구로 지난 3월 계열분리 등 과정을 거쳤다. 사모펀드 오릭스·H&Q 등으로 개별 매각하는 방안이 무산되자 공개매각을 진행해 왔다. 계열 분리로 그룹 리스크가 해소된 동부팜한농에 대해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한 상태다.
[정욱 기자 /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