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연령층에 해당하는 우리나라 60대는 연간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대출이 42%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 퇴직 등 노령기에 접어들면서 소득은 줄어드는 가운데 생활비의 상당부분을 빚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10일 매일경제신문과 개인신용평가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우리나라 국민 4300만명의 신용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위신용등급자(5등급) 661만명 가운데 60대의 소득대비 대출금액 비중은 평균 142%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한 사람의 연 소득이 3000만원이라면 빚이 이보다 1260만원 많은 총 4260만원에 달한다.
과중한 빚 부담으로 인해 한국 60대는 매달 갚아나가야 하는 대출 상환금도 늘어나면서 이들의 가처분소득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의 월 대출 상환액은 89만7100원으로 모든 세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평균 소득은 173만9000원에 달한다. 소득의 절반 가량을 매월 빚 갚는데 쓰는 셈이다. 소득이 단절되거나 줄어드는 시점인데도 대출이 증가하면서 빚에 허덕이는 ‘샌드위치’ 상황에 직면해 있다.
60대에 갑자기 빚부담이 늘어나는 까닭은 노후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자녀 결혼비용과 병원비, 생활비 등을 빚으로 충당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중장년기인 40~50대에 적극적으로 대출잔액을 줄이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30대에 주택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40~50대에는 이를 상환해야 하는 데 자녀교육과 소비지출로 이를 다 갚는데 실패했다는 얘기다. 지난 3월말 기준 1099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김정인 KCB 연구소장은 “소득이 충분한 시점에 대출을 최대한 많이 상환해야 소득단절 시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신용
김 소장은 “중장년기에 대출을 많이 갚아 60대 이후에는 빚 상환부담을 줄이는 식으로 장기적인 부채관리 계획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김효성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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