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사회책임투자(SRI) 관련 펀드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란 기업의 재무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을 감안한 투자 방식을 뜻한다.
1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27개 국내 SRI펀드를 분석한 결과 SRI펀드에서 올해 3338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현재 국내 SRI펀드 설정액은 3993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07년~2008년 설정액 규모가 2조원대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11년 이후 SRI펀드가 다른 주식유형 대비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며 “최근 3년간 주식 액티브 유형의 수익률을 넘어선 펀드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주식일반펀드의 최근 3년·5년 수익률은 8.04%, 2.59%인데 반해 SRI펀드는 같은기간 수익률이 0.15%, -7.46%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두자리수 수익률(10.06%)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HDC좋은지배구조’와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0.92%와 10.85%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SRI펀드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SRI펀드를 강화하는 흐름에 국내도 발을 맞출 것으로 보기 때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유럽 SRI펀드 규모는 2005년 1474조원에서 2012년 8978조원까지 늘었다. 미국도 같은 기간 2370조원에서 3875조원으로 증가했
김 연구원은 “최근 폭스바겐 사태처럼 기업이 신뢰를 지키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면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여론이 강화될 것”이라며 “SRI펀드는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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