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관련 실험을 하고 있는 한미약품 연구원들 <매경DB> |
미국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신흥국 증시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양적완화로 신흥국 증시 등 위험자산에 흘러갔던 자금이 다시 안전자산을 찾아 회귀하기 때문이다.
신흥국 증시와 선진국 증시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 증시도 이같은 자금 흐름에서 안전지대는 아니다. 저금리 시대 재테크를 위해 국내 증시에 유입했던 자금을 빼내야할지, 아니면 그 가운데서도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골라서 투자에 나설지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최근 매일경제신문은 투자전략의 방향을 제시하는 4명의 전문가를 만났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오태동 NH투자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저마다 무장한 전문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예고돼 온만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의외로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다만 중국경제 경착륙 리스크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 구조가 제조업 위주의 2차 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의 3차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각종 산업의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공급과잉과 교역량 둔화는 전세계 재고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어 한국 제조업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렇다고 모든 상장사들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 기회는 여전히 열려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을 수있는 산업 내 선두 그룹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간의 주가 차별화 양상이 극명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제품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은 갖춘 것은 물론이고 힘겨운 구조조정 과정을 헤쳐나갈 수 있는 넉넉한 현금을 보유한 종목을 가려내는 것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서 보다 많은 투자기회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크다는 리스크 요인이 분명히 있지만 주가 상승의 주된 원동력이 되는 성장성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이날 4명의 투자전략팀장은 비록 지금이 투자자에게 힘든 시기이지만 “냉철한 머리로는 거시적인 투자 환경을 염두에 두되, 뜨거운 가슴으로 바텀업(자산배분 비율을 사전에 정하기보다는 종목 위주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 접근을 하라”고 조언했다. 어려운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해 주가가 급등하는 한미약품·아모레퍼시픽 같은 기업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저금리 시
이들은 “내년에도 동일 업종 내에서 기업 본질적 가치(펀더멘탈)에 기반한 주가 차별화가 이어질 것”이라며 “거시 환경의 변화를 염두에 두면서도 기업역량을 보다 세밀히 살펴보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용환진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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