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우수한 성과로 글로벌 변동성 장세의 투자 대안으로 불렸던 일본펀드가 하반기 들어 수익률이 급감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증시가 최근 흔들리면서 무제한 양적완화로 대변되는 아베노믹스 효과가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36개 일본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8%다. 일본 정부의 추경 기대감에 오른 최근 한 달 수익률(6%)을 제외하면 8~9월 수익률이 -11%를 밑돈다. 자금유출입에서 한 달간 370억원, 3달 동안 3170억원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 상당 수가 손실 구간에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펀드는 최근 3년 평균수익률이 90%를 웃돌 정도로 독보적인 성과를 보여왔다. 같은 기간 2위는 북미 펀드인데, 56%로 차이가 크다.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엔화 약세 정책에 탄력받은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2012년 7월 8000선에 머물던 니케이지수가 지난 7월 2만포인트까지 오른 것이 주효했다. 이런 영향에 연초 설정액이 2000억원에 불과하던 일본펀드는 올 한해만 8000억원을 끌어모으며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반기 중국 증시 급락과 성장 둔화 우려에 대중국 수출 비중이 20%를 웃도는 일본 기업들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일본증시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이탈하면서 니케이는 9월말 한때 1만6000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문제는 장기투자하지 않을 경우 당분간 일본펀드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일본 경기 회복의 중심축이었던 환율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으며 바닥을 유지했던 에너지비용도 잠재적 상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일본 증시의 기대요인으로 꼽히던 수익성 중심의 기업 체질 개선도 경기 회복을 전제로 한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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