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매일경제가 증권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주요 상장사 285개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3분기 에너지 업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에너지 기업 10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674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합계 영업이익 101억원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에너지 업종의 선두주자는 SK이노베이션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4% 증가한 3639억원이었다. 정유 부문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400억원의 재고평가손실 반영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며 "아스팔트의 이익 증가와 윤활유의 수익성 개선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IT 업종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34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7조749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3.6%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영향이 컸지만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중소 IT부품 기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지난 9월 한국수출통계(KITA) 발표에 따르면 휴대폰(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33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41%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5월 이래 2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며 액수 역시 가장 큰 규모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휴대폰 부품 공급 사슬은 2013~2014년의 극심한 구조조정을 지나 기초체력이 튼튼한 업체들만 살아남은 상황"이라며 "3분기 평균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5%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원가 절감 노력 등 기초체력을 다져온 업체들이 올해 3분기 제대로 빛을 봤다는 얘기다.
제약 업종도 대장주인 한미약품 등의 선전에 힘입어 큰 폭의 개선세를 나타냈다. 제약 및 바이오 기업 12곳의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2101억원으로 조사됐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0.3%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장주 한미약품의 경우 매출액은 49.7% 증가한 2684억원을, 영업이익은 2802.6% 증가한 357억원을 기록했다. 김현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술수출에 대한 계약금 5000만달러가 유입되고 신제품인 발기부전 치료제 '구구'의 반응이 좋은 점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 업종의 3분기 업황은 부진했다. 은행 9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2조6323억원으로 작년보다 2.0% 감소했다. 신한지주의 영업이익은 6.6% 감소했고, KB금융의 영업이익은 7.3% 감소했다. 다만 은행 전체적으로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간 격차인 순이자마진(NIM)의 하락이 멈춘 것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은갑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NIM이 20bp 하락했지만 이번 3분기에는 1bp만 하락했다"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에 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NIM의 하락이 멈췄기 때문에 수익성 악화가 더 이상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올해 3분기 보험 업종은 작년 대비 영업이익이 29.1% 감소했다. 특히 삼성생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증권 업종의 영업이익 합계는 30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감소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증권 업종은 거래대금 감소에다 파생결합증권(EL
조선과 건설 업종 39곳의 영업적자는 작년보다 더 불어났다. 지난해 3분기 1조5543억원이었던 영업적자는 올 3분기 2조2612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 업체들이 업황 부진에 큰 타격을 입은 결과로 보인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