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은 집권 1년차 때 KB 내분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주력한 만큼 2년차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과 함께 핀테크 분야 등 신규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파워 게임으로 촉발된 내분 사태를 수습하는 중책을 맡은 이후 일단 발 빠른 조직 안정화 조치로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회사를 다시 정상적인 영업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학 전공의 한 대학 교수는 "내분 사태로 무너진 KB금융 조직을 이렇게 빨리 수습한 것은 윤 회장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목표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한 데 이어 그룹 내 자회사인 KB캐피탈을 통해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업무 추진력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손해보험사를 인수한 것은 KB가 처음이었다. 그룹의 자산 규모도 399조원에서 466조원으로,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 비중도 29%에서 33% 수준으로 각각 늘어났다.
윤 회장은 집권 2년차를 맞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핀테크 상품 확대, 은행·보험·증권을 아우르는 복합점포 등 새로운 수익 기반을 창출하기 위한 도전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은 신규 사업들을 앞세워 윤 회장은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2001년 주택은행과의 메가 합병을 성공시킨 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섰지만 2009년부터 신한은행에 자리를 내준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윤 회장은 특히 핀테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폰뱅킹 보급, 포터블 브랜치 도입 등 최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한국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지분을 투자한 전략도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진화를 선도해 나가기 위한 포석이다.
KB금융 주가는 초저금리 기조로 수익성 기반이 악화되며 윤 회장이 취임했던 지난해 11월 21일(3만9400원) 이후 지난 13일 종가 기준(3만5200원)으로 최근 1년간 10.66% 하락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KRX은행지수가 14.19% 하락한 것을 비롯해 신한지주(-13.88%), 하나지주(-21.71%), 우리은행(-14.78%) 등 경쟁사 주가가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올 연말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승리한 뒤 은행·증권·보험에 이르는 기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준비 중이다. 인수 가격이 최대 3조원대로 예상되는 대우증권을 KB금융이 인수할 경우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데다 과거 숙원사업인 증권사업 확대를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윤 회장의 리더십이 새롭게 조명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 집권 2기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실적 개선이다.
KB금융은 윤 회장이 취임한 이후인 올 1~3분기 누적 기준 1조3517억원
[채수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