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촌. 최대 단일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가 분양하면서 기대감이 켜졌다. [매경DB] |
올해 서울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 단지 가운데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온 '송파 헬리오시티'가 청약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절정에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18일 금융결제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송파 헬리오시티 1순위 청약 결과 126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만1908명이 몰려 34.46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2003년 9만명이 몰린 도곡렉슬 이후 서울 기준으로 1순위 청약자 수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전용면적 39㎡C형은 4가구 모집에 1338명이 신청하며 334.5대1의 최고 경쟁률을 찍었다. 84㎡H 타입도 청약경쟁률이 282대1, 59㎡는 107.3대1이나 됐다.
가락동은 강남의 요지는 아니지만 강남3구라는 상징성과 분양가가 당초 3.3㎡당 2700만~2800만원이라는 예상과 달리 2620만원대로 비교적 '착한 분양가'로 책정돼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까지 생기면서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도 "소형 평형은 당첨되면 로또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특별공급에서는 392가구 모집에 총 798명이 몰려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부적격자를 거르다 보니 실제 신청자 수는 줄었지만 당초 2000여 명이 몰려 다음날 새벽까지 서류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분양에 나선 상당수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3.3㎡당 4000만원대의 고분양가에도 평균 경쟁률 20대1을 가뿐히 넘기고 계약률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1순위 청약에 나선 '삼성동 센트럴 아이파크'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960만원에 책정됐지만 81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2557명이 몰려 평균 31.57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는 6가구 모집에 무려 608명이 신청해 101.3대1의 최고 경쟁률을 찍었고, 다른 소형 평형 경쟁률도 50대1을 넘었다. 분양 관계자는 "강남에 거주하려는 고소득자부터 세를 주고 임대수익을 거두려는 베이비부머까지 고분양가이지만 청약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초동에서 분양된 '래미안 서초에스티지S'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3850만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대였지만 56.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한 달도 안 돼 다 팔렸다. 3.3㎡당 분양가가 4094만원에 분양한 반포동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도 계약률이 70%를 넘어서며 매진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기존 재건축 아파트도 정부 규제 완화로 사업에 속도가 붙은 데다 올해 들어 직전 최고가를 넘어서거나 육박한 단지들이 늘면서 강남 불패론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강남 재건축은 기존 인프라스트럭처가 우수해 내년에도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아파트 가격은 단순히 내재가치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남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4000만원을 넘어 5000만원 이상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서울 재개발·재건축 이주 물량이 6만가구에 달하고 만성적인 전세난과 입주 물량 부족 등으로 강남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남 집값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은 허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주택 시장은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강남도 신규 단지 중심으로 지역별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 입주한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