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진짜 수요자 잡기’전략이 치열하다. 요즘은 ‘사전 홍보관’이 봇물을 이룬다. 분양가나 계약 일정 등 구체적인 일정을 담은 모집 공고가 나면서 문을 여는 견본주택과 달리 이보다 앞서 홍보 목적으로 빈 상가나 공사장 현장 근처 가건물을 임대해 운영하는 것이 사전 홍보관이다.
아직 집 지을 땅을 구하지 못했거나 조합원을 모집 중인 지역주택조합을 비롯해 규모가 100실 이내인 오피스텔·소형 상가들이나 열던 사전홍보관이 일반 분양 아파트 시장에 등장한 이유는 ‘청약’과 ‘계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건설사들이 낸 일종의 ‘티저 전략(Teaser Strategy)’이다. 새해 계획과 각종 행사 등으로 바빠지기 전에 미리 아파트 단지 모습이나 입지 등을 조금씩 보여주다가 견본주택을 열어 베일을 벗겠다는 식이다.
지난 달께부터 사전홍보관을 운영한 서울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는 이 달 평균 20.2대 1, 최고 5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 모든 가구가 청약 마감했다. 성북구에선 8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사전 홍보관은 현장투어와 조망권 간접 체험 등을 비롯해 청약신청 방법이나 단지 정보에 대한 상담으로 사람들을 잡아끈다.
분양 업계에 따르면 이 달 들어 서울에서는 삼성물산이 은평구 ‘래미안 북한산 베라힐즈’의 공사 현장 인근에 ‘웰컴라운지’란 홍보관을 운영 중이고 SK건설도 12월께 동대문구 ‘휘경 SK VIEW(뷰)’견본주택을 열기 전에 사전 홍보관을 열었다. 수도권에서는 GS건설과 신동아건설이 이 달 분양하는 ‘동탄자이파밀리에’의 사전 분양홍보관을 열었다.
지방에서도 최근 한국자산신탁과 고려개발이 이 달 분양을 앞둔 ‘e편한세상 안동 강변’ 홍보관부터 열었다. 계룡건설도 경북 포항에서 ‘초곡 리슈빌’ 사전홍보관을 운영중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일반 분양 아파트는 쉬쉬하며 일부에만 분양하는 이른바 ‘깜깜이 분양’인 경우가 아니면 웬만해서는 사전 홍보관을 운영하지 않는다”며 “내년 부동산 시장이 올해 만큼 분위기가 좋을지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미분양 등으로 골머리를 앓느니 올 연말 분양을 끝내겠다는 건설사와 시행사가 청약과 계약을 할 사람들을 미리 가
다른 분양업계 관계자는 “사실 견본주택을 열고 청약까지 일주일은 사람들에게 단지의 장점을 알리고 청약을 결심하게 만드는 데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며 “사전홍보관은 그만큼 연말 눈치작전이 치열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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