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8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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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사업부(가칭 두산공작기계)의 새주인이 내달께 가려질 예정인 가운데 거래가를 두고 매수·매도 호가갭이 크게 벌어져 있어 매각 향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공작기계 인수후보들이 생각하는 매수가격은 1조1000억원, 두산그룹이 생각하는 매각가는 2조원으로 호가갭만 9000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호가갭은 가격 산정의 기본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수치와 에비타 배수 등 기본 데이터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IB업계에서 판단하는 두산공작기계 EBITDA는 1500억~1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매각 측은 EBITDA가 2000억원에 달한다고 세일즈 중이다. 기본이 되는 영업이익 수치가 25%나 벌어져 있다.
여기에 에비타 배수도 생각이 다르다. 두산공작기계 인수 검토를 했던 IB 관계자는 "적정 인수 에비타 배수는 6배 수준"이라며 "경쟁이 붙는다 하더라도 7~8배 수준이며 잘 팔린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후보들이 산정하는 적정 인수가 수준이 1조~1조3000억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반대로 매각측은 에비타 배수가 9배까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 매각가가 1조8000억원에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2조 이상을 기대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호가갭 때문에 두산공작기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각측이 가격을 과도하게 높게 세일즈하는 것이 결코 매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대치가 높이 올라간 두산인프라코어 주주들의 눈높이 때문에 매각측이 가격을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력 있는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의 등장 여부는 변수다. 향후 재매각을 염두에 둔 사모투자펀드(PEF)와 달리 SI들은 재매각 이슈가 없기 때문에 경영 판단에 따라 가격을 매각측이 원하는 만큼 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두산의 면세점 사업 진출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두산은 과거 그룹 주력업종을 음식료 등에서 중공업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오비맥주, 처음처럼, KFC, 버거킹 등 유명 브랜드를 지닌 기업들을 미련없이 매각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 사업 진출이 두산그룹 업종 변환의 시발점이 될 경우 매각측의 두산공작기계 매각가 눈높이도 따라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