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가 한 달 여 남은 현재 내년 시장을 전망하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경제가 획기적으로 성장할 만한 전환점이 마련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도 적당한 투자처를 찾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중소형주·가치주 등이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내년까지 그 기세를 이어갈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 투자로는 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는만큼 적극적인 해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새로운 해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시점에 4개 자산운용사 펀드 상품개발·전략 책임자들에게 올해 잘 나갔던 펀드에 대한 평가와 내년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야할 지 들어봤다.
-올해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펀드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조성호 삼성자산운용 상품개발팀장=지난 10월말까지 국내 펀드는 중소형주·가치주·배당주 펀드가 시장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해외 펀드를 살펴보면 연초에 강하게 반등했던 유럽펀드, 변동성이 극심했던 중국펀드들이 선방했다.
▶하성호 KB자산운용 상품전략실장=유럽·일본 펀드가 연초 이후 두자릿수 수익률로 선방했다. 중국본토펀드도 올해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 급격하게 상승했던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축소됐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유형별로 성과 편차가 굉장히 컸다. 비록 4분기에 성장주로 대세가 기울었지만 전체적으로 중소형주·가치주·배당주들이 선전했다. 개인적으로 채권혼합형펀드에도 주목하고 싶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채권혼합형펀드에 올 한해 7조원이 유입됐고, 수익률도 3~7%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한 해였다.
▶김민관 한화자산운용 P&M팀 부장=중국 본토펀드가 좋은 성과를 냈다. 비록 1~2분기 강하게 상승했다 3분기에 폭락하고 4분기 회복하면서 투자자들이 마음을 졸여야 했지만 전체적인 성과는 좋았다. 중국 정부의 후강퉁 정책 등이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인구 고령화로 수혜를 받은 헬스케어 펀드들도 주목을 받은 한 해였다.
▶박해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장=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굉장히 커졌다. 이는 글로벌 동향도 비슷했다. 헬스케어펀드 등 스타일펀드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내년 펀드 시장 전망은 어떤가.
▶김민관 부장=국내펀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성과가 검증된 일부 펀드에 자금이 몰릴 것이다. 증시가 박스권이니 누가 알파를 찾아낼 수 있을 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다만 올해처럼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최근 들어 중소형주에 포커스를 맞춘 펀드들의 수익률은 하락했다. 오히려 기관 입장에서는 대형주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알파를 잘 찾을 수 있는 주식형펀드가 성과를 낼 것이다.
▶하성호 실장=국내 시장이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되는 상황에서 결국 해외 펀드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제도적으로 해외펀드 비과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자(ISA)가 시행되면 해외펀드를 찾는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
▶조성호 팀장 =시장을 보는 시각은 비슷하다. 국내 시장은 박스권이고 이런 움직임이 내년에도 반복 된다면 올해 주목을 받았던 국내펀드를 계속 찾는 투자자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대외 변수 등이 발생해 시장 패턴이 바뀌면 대형주들이 관심을 더 받을 수 있지만 큰 흐름상 올해 인기였던 중소형주·가치주·배당주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본다. 채권상품도 주목 받는 해가 될 것이다.
▶박해현 본부장=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고 국내 기업들이 추가 이익을 낼 만한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내년도 올해와 다르지 않은 시장 환경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올해 주목 받았던 상품이 내년에도 계속 관심을 받고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구체적으로 투자자들은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하나.
▶김민관 부장=최근 배당주·주소형주처럼 스타일펀드를 표방하는 펀드들을 많이 찾는데 그 내면을 잘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이름값이 아니라 진짜로 저평가된 것에 투자를 해왔고 긴 기간 성과가 검증된 펀드가 무엇인지를 잘 봐야 한다. 조만간 미국 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 내년 상반기에는 선진국 펀드가 주목을 받을 것이다. 지난 1988년, 1994년 미국 금리 상승 시기에도 그런 패턴을 보였다. 반면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는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6개월 이내에 수익률이 반전했던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내년 하반기에는 이머징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만 이머징 펀드에 투자할 경우 오랫동안 마음고생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이머징 펀드 중 헬스케어처럼 검증된 테마를 갖고 있는 펀드를 잘 선별하면 하반기에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성호 실장=규모는 아직 작지만 베트남펀드가 부각될 수도 있다. 지표상 호전되고 있는 나라인 인도도 마찬가지다. 인도펀드도 내년에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개인적으로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는 인덱스펀드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조성호 팀장=미국 금리 인상은 확정적인만큼 내년 상반기 투자처로 선진국펀드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신흥국 펀드들도 회복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 상반기말께 신흥국 관련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아시아 신흥국 전체를 살펴봐도 좋고 베트남 등 특정 국가를 주목해도 된다.
▶박해현 본부장=선진국 펀드를 선호하지만 당분간은 특정 지역·특정 국가에 편중 펀드보다는 구조적으로 성장 가능한 섹터나 테마에 투자하는게 더 유망할 것으로 본다. 상품별로 보면 고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투자자들은 헬스케어, 컨슈머, 아이디어 성장 사업 관련 펀드를 주목해야 한다. 반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증시 하락에도 방어가 가능한 배당프리미엄 펀드, 롱숏펀드 등을 추천한다. 연금펀드 등 절세상품을 적극 활용하면 수익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올해 강세를 보인 헬스케어는 내년에도 유망할 것으로 보나.
▶김민관 부장=헬스케어를 글로벌과 국내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 한화자산운용은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를 위탁 운용하고 있는데 그 펀드들에 한국 헬스케어 종목은 단 한 종목도 없다. 한국 헬스케어 분야는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못한 초기 단계라 안정적 성과를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다고 본다.
▶하성호 실장=국내 증시에는 헬스케어 투자 대상이 적다. 직관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헬스케어 회사도 많지 않다. 때문에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헬스케어는 성장성이 충분한 분야다.
▶박해현 본부장=한국 헬스케어 시장이
[강다영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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