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증시 달굴 6대테마 (下) 차·화·정 다시 볕드나 ◆
자동차는 내년 여건이 여러모로 좋다. 신차 출시 효과와 각국의 자동차 소비 진작 효과로 견고한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에 대해 폭스바겐 연비 조작 사태의 반사이익에다 환율 효과 수혜까지 받아 내년도 매출이 3.8%, 영업이익은 1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12개월 선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46,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6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 주가 상승 여력도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 중 실적 전망이 가장 밝은 것이 기아차로 내년 매출이 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에선 소형차 취득세 50% 감면 효과로 내년도 수요는 6.4%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듈업체인 현대모비스는 내년도 매출이 5.6% 늘어난 38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 부품사인 만도도 매출이 6.4% 늘어난 5조5611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부터 꾸준하게 주가가 상승해온 화학주는 내년에도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으로 원료 가격과 제품 가격 사이의 격차(스프레드)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에틸렌 가공공장 증설 규모가 예상보다 적었고 저유가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중국 석탄화학업체들도 생산을 포기하면서 화학 업종은 공급부족 효과를 톡톡히 봤다. 내년에도 신규 증설 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화학업체들의 영업이익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에틸렌 스프레드 말고도 화학업체들의 호실적을 이끄는 요인은 전기차 배터리팩, 태양광 같은 에너지 부문이다. LG화학은 GM 포드 폭스바겐 등 대부분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전기차 배터리팩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완성차업체들이 디젤 대신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LG화학은 내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2%, 13.8% 늘어난 22조298억원, 2조16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케미칼도 그동안 투자해왔던 태양광전지 사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태양광 모듈 설치량은 50% 이상 성장하고 있고 중국에도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기로 한 13차년 5개년 계획이 곧 시작된다. 내년도 한화케미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에 비해 35.3% 늘어난 4795억원이다.
정유사들도 유가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내년에도 안정적인 소폭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백영찬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라 추가 하락 리스크가 적다"며 "올 하반기 정유업체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지만 실적에 비해선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GS의 12개월 선물 PER가 7.78, PBR가 0.67로 밸류에이션이 낮게 형성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정유사들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이유는 정제마진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제설비의 수익성이 계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S-OIL은 정제마진 상승분을 통해 재고 손실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 보는 내년 S-OIL 매출은 올해보다 6.5% 증가한 19조8480억원 선이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