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주식으로 돈 벌려면 동전주에 투자하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더 떨어질 데가 없고 변동성이 커서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일단 주가가 너무 낮으면 쳐다 보지도 않는다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그 주가가 그 기업의 현재 상황을 이미 보여주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한쪽에서는 저가주에 대해 과도한 환상을 갖고 있고 반대쪽에서는 지나친 경계심리를 갖고 있다. 정작 중요한 해당 종목의 내실에는 양쪽 다 큰 관심이 없다는 게 공통점이다. 매경닷컴에서는 향후 5회에 걸쳐 주당 1000원 안팎으로 주가가 형성된 저가주의 실적과 재무상황, 향후 사업 전망을 알아본다.
1978년 설립된 KR모터스는 국내 오토바이 시장 점유율(지난해 기준) 15%를 차지하는 국내 2위 오토바이 전문업체다.
2010년 국내 최초로 전기스쿠터를 양산한 KR모터스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250~700cc급의 고배기량 엔진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배기량 중심의 국내시장보다는 고배기량 모터사이클이 집중된 미국, 남미, 유럽, 호주 등을 겨냥한 수출 위주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KR모터스의 실적은 글로벌 업황을 따라가고 있다.
KR모터스의 실적은 지난 2011년 이후 계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미국, 유럽 등 시장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실적 후퇴로 이어졌고, 2012년에는 브라질, 유럽 등이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영업손실 62억원을 기록, 적자 구간에 들어섰다.
이후 KR모터스는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 불황 속에 신차 출시까지 지연되면서 3년 연속 적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주가도 신통치 않다. KR모터스의 주가는 지난 4월 1600원 고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4.2% 가량 하락한 것을 감안해도 KR모터스의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37.5% 내려앉아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지난해 3월 S&T그룹에서 코라오 그룹으로 편입한 점은 긍정적이라 것이 증권가의 평가다.
김인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S&T모터스(현 KR모터스)는 국내 판매량 부진, 신차개발 지연, 해외 시장 공략 미비 등의 요인으로 실적 악화를 거듭했다”면서도 “코라오 그룹 산하로 탈바꿈한 이후 신차개발 가속화, 해외시장 확대 등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코라오 그룹은 라오스 등 동남아 시장을 무대로 독보적인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고, 올해 말 동남아 지역에 맞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KR모터스의 적자폭을 빠르게 축소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국내시장에서 이미 80cc, 100cc 2종의 신모델 판매를 시작했고, 올 연말 125cc 신차 출시를 통해 라오스·캄보디아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라면서 “내년에는 신모델 7개 차종을 출시할 계획이기 때문에 실적은 점차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실적도 점차 회복세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올 3분기 영업손실은 25억5000만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3분기(31억4300만원)에 비해 다소 감소한 수준을 나타냈고, 매출액은 71.9% 늘어난 268억100만원을 기록했다.
부분 자본잠식에 빠져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올 3분기 기준 KR모터스의 자본잠식비율은 15.3%로 결손금은 203억6300만원까지 늘어났다.
앞으로 KR모터스의 실적 정상화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세계 경기의 회복 여부와 국가별 맞춤 대응 전략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시장이 전 세계 오토바이 수요의 11%를 차지하며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반면 유럽, 미국 등 고배기량 위주의 시장은 경기 불황에 따른 판매 정체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3분기 국내 오토바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 증가했으나, 수출은 약 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의 경우 일일 교통수단이나 레저 목적의 수요보다는 요식업자의 배달수단, 생계목적의 택배업자의 수요 등이 주축이기 때문에 이미 어느 정도 선의 매출규모가 형성됐고, 그 이상의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반면 미국·유럽 등에서는 마니아 층이 형성돼 있고, 신흥국
KR모터스 관계자는 “중남미, 중동 등 신흥국가 및 동남아 시장에 대해 자체브랜드 현지화 모델을 개발, 공급해 신규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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