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에 새로운 부동산 투자자문 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투자자문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서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올 하반기 금융위원회에서 투자자문업 겸영 인가를 받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일찌감치 투자자문업에 나섰고, KEB하나은행과 기업은행도 투자자문업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 대형 은행들이 일제히 부동산 투자자문 시장에서 서비스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투자자문은 금융과 부동산 분야로 나뉜다. 이들 은행은 부동산 투자자문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객 대다수가 총자산에서 부동산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서다. 지금까지 무료로 해왔던 부동산 투자자문에 수수료를 매길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개업소에 내는 '복비(중개수수료)' 외에 자문수수료가 더해지기 때문에 전체 거래 비용은 예전보다 다소 늘어나지만 전문적인 자문을 통해 투자 성공 확률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최근 앞다퉈 투자자문업에 뛰어든 데는 장기화하는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나빠짐에 따라 사업을 다각화해 비(非)이자 상품에서 수수료 이익을 늘리려는 고민이 깔려 있다. 금리 경쟁을 예고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까지 등장한 마당에 부동산 투자자문이 '올드뱅크'들로서는 장기 우량 고객 이탈을 막고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 볼 만한 신사업인 셈이다.
은행들은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빌딩, 상가, 토지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해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은행발(發) 부동산 투자자문이 시장에 정착하면 투자자들은 체계적인 정보를 토대로 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 부동산 서비스 수준도 질적으로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은행들은 특화된 투자자문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자문이 공짜였기에 유료화에 따른 가격 저항감을 극복하는 게 당면 과제이기 때문이다.
건설사와 시행사 등 은행 밖에서 실전에 강한 전문가를 스카우트해 인력을 충원하고 리얼티코리아 등 전문 중개법인과 손을 잡는 은행들이 등장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건물 임대·관리 전문 회사를 별도로 두고 있어 부동산 자금 조달, 매입, 운영, 매각 등 종합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투자자문 수수료는 부동산 매매가 대비 최대 2%까지 받을 수 있다. 은행들은 부동산 상품과 자문 기간 등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화할 예정이다. 상가와 중소형 빌딩 중개수수료가 최대 0.9%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금융상품도 취급하는 만큼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을 균형 있게 분배하는 등 자산관리 서비스 역시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