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는 `휘청` 공제조합은 `A+`

건설공제조합(이사장 박승준)이 8일 보험회사 신용평가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AM Best사에서 'A+' 등급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조합이 획득한 A+ 등급은 AM Best 등급 중 두 번째로 높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국내 최상위권 금융사 입지를 재확인했다. 조합 측은 "뛰어난 자본구조와 강력한 건설보증시장 지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이 경영난으로 줄줄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건설공제조합만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한 것에 의구심을 표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부도 포함) 58개 중 건설업종이 9개로 가장 많다. 올해 신용등급이 강등된 건설사는 롯데물산(AA-) 계룡건설산업(BBB) 대원(BB) 동부건설(D) SK건설(A-) GS건설(A) 태영건설(A-) 포스코건설(A+) 한화건설(BBB+)이다.
건설공제조합이 높은 신용을 유지한 것은 손해 보기 힘든 사업구조 때문이다. 건설업체 규모가 작거나 회사가 경영난을 겪어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건설공제조합은 수수료율을 올린다. 명목상 담보나 현금, 심지어 대표이사 개인 신용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법정관리를 벗어난 회사들은 새 주인을 만나 새 출발을 할 때도 은행이나 주택도시보증공사 등과 달리 건설공제조합의 보증서 채무를 다 갚아야 한다. 토목사업 등을 하려면 독과점지위를 갖는 건설공제조합 요구에 맞출 수밖에 없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