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회사 한화화인케미칼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11일 한화케미칼은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한화화인케미칼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달 16일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2월 29일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1대0.38이다. 지난해 한화케미칼 매출액은 8조553억원이고 한화화인케미칼 매출액은 1365억원이었다.
이번 합병은 소규모 합병이기 때문에 주주총회 승인을 이사회로 갈음하고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 절차도 필요하지 않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지난달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한화화인케미칼이 주력 사업인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시황 회복 지연으로 단기간에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다"며 "재무구조 안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재무 개선을 꾀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KPX홀딩스 측에서 한화화인케미칼(옛 KPX화인케미칼)을 인수했다. 한화화인케미칼은 폴리우레탄 원료인 TDI를 생산하는 업체다.
그러나 인수 직후 TDI 시황은 계속 악화되기 시작했다. 한화화인케미칼은 올해 하반기에는 TDI 공장을 풀가동하려 했지만 1·2공장만 운영됐고 3공장은 멈춰선 상태다. 더욱이 신한은행과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을 상대로 낸 '키코관련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도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통보를 받으며
이번 합병이 완료되면 한화케미칼이 생산한 염소를 원료로 한화화인케미칼이 TDI와 염산을 생산하고 다시 한화케미칼이 염산을 구매하는 밸류체인을 형성하게 된다. 비용 절감은 물론 한화케미칼 기술력 등을 접목해 TDI 생산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