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 3형제만 살아남았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 여파가 국내증시를 덮친 14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현대차그룹 3형제만이 나홀로 상승해 눈길을 끌고 있다.
원화값 하락과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보다 1.35% 오른 15만500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전날보다 2.68% 올랐고, 현대모비스는 무려 3.62% 급등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종목들은 현대차그룹 3형제와 한국전력 등 8개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의 오름세는 우선 환율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고되면서 원화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기아차의 국내 생산비중은 57%로 현대차(38%)보다 높기 때문에 환율 민감도가 더 높고, 주가에 대한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원화값이 떨어질 수록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한 자동차의 원화 환산 금액은 높아진다. 이 날 달러 대비 원화값은 미국 금리인상 임박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 거래일 보다 5.3원 내린 1184.8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배당매력도 부각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자동차 업종에서 올해 우수한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현대차, 기아차, 만도 등을 꼽았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높은 업체들 중에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업체를 제외했을 때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0%, 1.9%의 배당수익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기아차 등은 배당수익률 뿐만 아니라 재무구조가 우수해 배당의 지속 가능성이 높고, 실적 회복 가능성이 높아 배당 확정일 이후 주가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 환율 상승과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 기아차는 7배에 불과해 기업가치가 저평가 돼있는 상태다.
또 현대·기아차가 이날 국내 최초로 미국 네바다 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획득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1일 미국 네바다 주로부터 투싼 수소연료전지차와 쏘울 전기차 등 2개 차종 총 4대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험할 수 있는 면허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현재 캘리포니아, 네바다 주를 포함한 총 5개 주에서 자율주행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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