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짙어지면서 보험시장의 큰 손인 기업을 잡기 위한 보험사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속고 속이는 암투에다 사돈의 8촌까지 엮는 등 단 한건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보험사간의 상도(商道)도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기업 고객 유치를 놓고 보험사간 속고 속이는 피말리는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다 된 밥에 재뿌리는 것부터 ‘짬짜미’까지 장사꾼간 상도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푸념도 들린다.
기업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맥이 중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거래처간 신뢰도 중요하지만 인맥이 우선시 되는 것이다. 보험사의 기업 보험 담당자들이 주요 거래처 인사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거래처 집안에 숟가락, 젓가락이 몇개인지도 모두 꿰고 있다고 한다.
한 중소형 보험사는 최근 오랫동안 관리해온 A거래처 하나를 대형사에 빼앗겼다. 거래 기업 담당자와 수년간 거래해왔고 공도 많이 들인 터라 올해도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상부에 보고까지 끝냈다. 그러나 결국 계약은 무산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형사 소속 기업 보험 담당자가 A기업 사장과 먼 친척 관계인 인맥을 동원했다. 짬짜미해 최저 입찰가를 경쟁 보험사에 넌지시 알려줘 계약을 뒤집은 것이다.
기업 보험 시장에서 대형 보험사간 짬짜미로 진입 장벽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한 중소형사 임원은 “지난해 좋은 물건이 있었는데 입찰에서 대형사들이 훼방을 놓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반대로 고객으로서 ‘갑’의 입장인 기업의 횡포도 도를 넘는 등 심각하다. 계약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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