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건설이 서초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서초 그랑자이’ [사진제공=GS건설] |
20일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시공사 선정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GS건설은 총 1132표 가운데 725표를 획득, 402표를 얻은 삼성물산을 323표 차로 제치고 시공사로 낙점됐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지하 3층~지상35층 9개동에 1487가구 규모 ‘서초 그랑자이’를 지을 예정이다. 조합측은 내년 상반기 조합원분양과 관리처분총회를 거쳐 하반기에는 이주 절차에 나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이변으로 보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수주때 핵심적인 요소로 꼽히는 가격과 주변 단지 선점효과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제시한 3.3㎡당 공사비는 469만원으로 삼성물산보다 50만원 더 비쌌다. 전체 공사비로 따지면 차이는 40억원으로 벌어진다. 여기에 인근 우성1~3차 재건축 공사를 이미 삼성물산이 모두 따낸 것도 부담이었다. 향후 나올 신동아아파트까지 합쳐 총 5000여 가구 규모의 ‘서초 래미안타운’을 조성한다는 전략은 강남권에서 ‘래미안’ 브랜드가 갖는 프리미엄을 감안할때 조합 입장에서는 매우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GS건설의 ‘압승’이었다. 신호준 GS건설 정비사업팀 부장은 “삼성물산보다 일반분양 가구수를 52가구 더 늘려 조합원 부담금을 줄이고 동 1개를 줄여 중앙공원을 넓히는 등 차별화된 단지를 짓겠다고 한 전략이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GS건설은 고급단지에만 적용하던 가구별 음식물·일반쓰레기 투입구를 설치하고 265가구에는 테라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수영장, 골프연습장 등이 들어가는 커뮤니티 시설 면적은 조합 설계안보다 2배 더 넓히기로 했다.
당초 10개동으로 짓기로 한 단지를 9개동으로 바꿔 그 자리에 2만㎡ 크기 단지 내 공원(그랑파크)을 만들고 주차공간도 1가구당 2대가 나오도록 기존 설계보다 898대를 늘렸다. 덕분에 과거 우성3차 수주전과 같은 박빙이 예상됐던 것과 달리 300표 차가 나올 만큼 확실히 승부가 갈렸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로 GS건설이 올해 따낸 정비사업은 8조180억원에 달한다. GS건설 관계자는 “강남 핵심 요지에 랜드마크급 단지 시공권을 따냈다는 점에서 신동아아파트 등 앞으로 이어질 인근 재건축아파트 수주전에서도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서초무지개 재건축은 수주전 문화에도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각 회사가 가진 정비팀 인력을 모두 투입했을 만큼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지만 금품제공 같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불거지지 않아서다.
서초무지개 조합 관계자는 “금품수수가 확인되면 곧바로 시공사 후보에서 퇴출시키는 ‘원 아웃’ 제도, 향응제공 사실을 제보하면 금액의 50배를 포상금으로 주는 신고제도를 운영해 혹시 있을지 모를 부정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전했다. 수
삼성물산 관계자는 “비록 졌지만 새로운 재건축 수주 문화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경쟁이었다”며 “아쉽지만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추가로 나올 재건축 수주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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