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업계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즉각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코픽스와 코리보, 금융채 금리 인상이 시중은행 대출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지난달 1.66%를 기록해 전달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개월 연속 상승세에다 지난 1년 새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지난 10월까지 1.55% 안팎을 오르내리던 코리보(3개월 기준)는 11월 들어 급격히 치솟기 시작해 지난 1일 1.75%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코리보는 다시 하향세를 그리다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된 이후인 17일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1.67%를 기록하며 재차 상승세를 보였다.
금융채 금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말 1.63%이던 1년 만기 금융채 금리가 12월 4일 1.84%까지 치솟은 후 하향세를 나타내다 16일부터 3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18일 금융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020%포인트 오른 1.7433%를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이들 금리의 이 같은 행태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모두 3%대에 진입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9월까지 2.64%이던 금리가 10월 들어 3.06%, 11월 3.23%로 두 달 연속 올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각각 12월과 11월에 3%대를 돌파했다.
한편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가계대출 금리가 비은행권 대출과 저신용자 대출 금리를 중심으로 상승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발표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금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지난 4월 21.6%에서 10월 24.4%로 2.8%포인트 올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우리나라의 장기금리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미국 장기금리와 국내 장기금리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 장기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국내 장기금리는 3개월 후에 0.42%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는 미국 금리뿐만 아니다. 정부가 내년 2월 수도권부터 신규 대출의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실시한다. 정부는 상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한 소득 증빙 자료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신규 주택 구입 자금, 고부담 대출(주택담보대출비율 또는 총부채상환비율 60% 초과) 등은 원금과 이자를 매달 상환하는 비거치식 분할 상환을 유도할 예정이다.
■ <용어 설명>
▷ 코픽스 : 은행권 자
▷ 코리보 : 국내 12개 은행이 내놓는 기간별 금리를 통합 산출한 단기 기준금리. 상위와 하위 각 3개 금리를 제외한 나머지 금리를 평균해 한국은행이 승인.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