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 1위 대우증권 새 주인에 미래에셋증권이 유력시된다. 대우증권 본입찰에서 최고가인 2조4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가격이 최대 변수인 만큼 인수자금 조달에 특별한 문제만 없다면 오는 24일 미래에셋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이날 대우증권 대주주 KDB산업은행이 실시한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패키지 매각 본입찰에 인수 후보 중 최고가인 2조4000억원대(장부가 634억원인 산은자산운용 포함)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과 한국투자증권은 2조원대 초반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오 마감한 본입찰에는 미래에셋 외에 KB금융,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총 4곳이 참여했다. 산은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 시장 가치는 이날 대우증권 종가(1만1000원) 기준 1조5453억원이다. 미래에셋은 시가 대비 60% 수준의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시한 셈이다. 산은과 정부는 '장부가 이상이면 팔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가격이 안 맞아서 유찰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산은 측은 "매각 가치 극대화, 조속한 매각, 국내 자본시장 발전 기여라는 매각 원칙과 국가계약법상 최고가 원칙에 부합하도록 평가 절차를 진행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국내 증권업계에 매머드급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은 유상증자를 통해 이미 자기자본 3조4621억원으로 덩치를 불려놓은 상황이다. 여기에 대우증권 자기자본 4조3968억원을 더하면 자기자본이 7조8589억원까지 불어나 NH투자증권(4조6044억원) 등 2위급의 두 배에 달하게 된다. 미래에셋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자기자본을 10조원대까지 불려 기존 1등 운용사에 초대형 투자은행(IB)까지
미래에셋이 실제 대우증권 새 주인이 될지는 24일 사실상 판가름 난다. 이후 상세실사를 통한 가격 조정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인수대금을 납부하면 내년 5월 중순께 인수작업이 최종 마무리된다.
[한우람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