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성훈 대표 |
22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연내 케이맨제도에 헤지펀드를 새로 만들고 홍콩에서 운영하면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끌어모을 예정이다. 2011년 말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 이후 국내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둔 만큼 이젠 해외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자사 헤지펀드 설정액 규모가 약 1조316억원인데 새로 출시하는 해외 헤지펀드도 3년 안에 1조원 수준으로 확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선 삼성자산운용이 자기자본 100억원, 국내 기관투자가가 100억원을 출자해 2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시작한다. 국내 기관들의 추가 투자도 100억원 정도 예정돼 있다.
일본과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주식 1800개를 투자 대상으로 선정하고 그 안에서 퀀트(Quant·계량분석)에 기반해 유망 종목을 골라 펀더멘털 롱숏(Long-short·절대수익 추구) 전략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계량 분석과 펀더멘털을 섞은 이른바 '퀀터멘털' 전략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싶어도 해당 국가들이 적용하는 규제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케이맨제도에 펀드를 만들면 해외 기관들이 자유롭게 투자가 가능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중동계 국부펀드 등 공적 연기금들이 투자 의사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자산운용은 2011년 말 주식 롱숏 전략 헤지펀드를 설정한 이후 현재까지 총 7개 한국형 헤지펀드를 운용 중이다. 이들 펀드의 기간별 평균 수익률(이하 21일 기준)은 연초 이후 6%, 설정 이후 22%를 기록 중이다. 전체 설정액은 1조316억원 규모다. 금융투자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약 3조3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은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헤지펀드 시장에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이 주로 진출했다. 대부분 주식 전문 자산운용사로 역외 헤지펀드를 발판 삼아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 왔다. 수년 전부터 싱가포르나 홍콩 등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해온 쿼드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사 중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해온 역외 헤지펀드는 대체로 1000억원 미만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삼성자산운용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을지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