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한화케미칼 ◆
한화케미칼은 최근 자회사인 한화화인케미칼을 흡수합병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화화인케미칼은 주력 제품인 톨루엔디소시아네이트(TDI) 시황 악화로 최근 3년간 줄곧 당기순손실을 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96억원으로 2012년 대비 5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한화 L&C(건자재 부문), 드림파마(제약), 한화폴리드리머(포장재)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왔기 때문에 한화화인케미칼도 처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하지만 부실한 자회사를 매각하지 않고 한화화인케미칼을 떠안기로 한 것이다. 한화화인케미칼에 대한 지분이 48.5%에서 100%로 증가하면 연간 약 150억~200억원의 순이익 감소가 염려되지만 염소사업 수직계열화에 더 방점을 두고 밀어붙였다.
이번 합병은 한화케미칼이 사실상 사업 재편을 완료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간 한화케미칼은 주력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각 사업별로 수직계열화를 진행해 왔다. 우선 자회사별로 흩어져 있던 컴파운드(복합재) 사업을 한데 모았다. 컴파운드는 플라스틱과 첨가제를 배합한 제품으로 자동차나 전기전자부품, 건축자재 등에 사용된다. 한화케미칼은 합성수지 분야에서 한화케미칼(폴리에틸렌)→한화컴파운드(컴파운드)→한화첨단소재(성형)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특히 태양광 산업의 수직계열화는 한화케미칼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케미칼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하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한화큐셀에 공급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이를 가공해 전기에너지를 모으는 역할을 하는 모듈을 만든다. 한화큐셀은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로 올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이 '한화큐셀'로 통합됐다. 생산 규모 기준으로 세계 1위의 태양광 회사다.
한화큐셀의 몸값은 최근 파리기후협약으로 인해 부쩍 높아졌다. 파리 협정은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던 1997년 교토의정서와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가 지켜야 하기 때문에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태양광 시장을 올해 53GW, 2016년 60~65GW로 예상하며 연 20% 수준의 성장 속도를 예상했으나 파리 기후변화회의를 통해 성장이 다시 가속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올 4분기 태양광 출하량 목표로 제시했던 1.2~1.4GW 출하량이 충분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화큐셀은 올 1분기 547MW에 이어 2분기(614MW), 3분기(805MW) 내내 태양광 모듈 출하량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유통사업 부문에서의 호재도 기대된다. 7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오는 28일 여의도 63빌딩 시내면세점을 열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7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은 주변 선유도공원, 한강공원으로의 관광객 유입, 국회의사당, IFC몰 등 주변 관광지로 관광 파급 효과를 전달하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63빌딩이 위치한 여의도와 영등포에는 7개의 특급호텔을 비롯해 풍부한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기존 주력 사업 부문인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저유가로 인한 피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모습이다. 1년 전에 비해 제품의 주원료인 원유 가격이 43% 떨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