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눈은 벌써 10여년 전부터 해외를 향해 있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와 비전이 확고했다. 박 회장이 2007년 펴낸 자서전에도 “미래에셋그룹을 아시아 1위의 금융 투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이 담겨 있을 정도다.
박 회장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국내 1위 증권사를 탄생시키면서 그의 인생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갔다. 다음 목표는 일본 노무라와 경쟁할 정도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미래에셋을 키우는 것이다.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직후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의 ‘통합 미래에셋증권 비전 2020’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무라증권은 자기자본이 11조원에 달하는 세계 수준의 IB다. 모회사인 노무라홀딩스의 경우 자산규모가 29조원을 넘는다. 지난 2008년 9월 파산한 리먼브라더스의 유럽·아시아 부문을 인수하는 등 일본 내의 높은 시장 점유율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해외에 도전해 국내 IB들의 롤모델로 꼽혀 왔다.
특히 2012년 창립 90주년을 맞아 ‘아시아 거점의 글로벌 투자은행’을 위한 전략 로드맵을 발표하고 아시아 1위 투자은행을 목표로 인도 중국 태국에 진출하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 왔다. 일본과 세계 30여 개 국가에 소재하고 있는 해외 자회사 간의 통합된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인 고객, 기관 투자자, 기업 고객, 정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리먼의 아시아·유럽 부문을 인수한 이후 아시아 지역 인수합병(M&A) 중개 부문에서 1위가 되는 등 성과를 거둬왔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로 향할 때 어떤 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했던 것이 노무라증권 해외 진출의 시발점이었다”며 “앞으로 아시아 대형 투자은행으로의 변모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해외 진출을 선도해 온 미래에셋과 대우증권간 공조는 국내 IB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일 전망이다. 두 증권사 모두 해외 진출을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둬 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중국 상하이 푸동 미래에셋타워에 2006년 2600억원을 투자,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렸다. 푸둥 미래에셋타워의 현재 평가금액만 1조원이 넘는다. 또한 2011년 골프용품 세계 1위인 아큐쉬네트 (타이틀리스트 지주회사) 인수를 통해 국내기업이 글로벌 톱 브랜드를 인수하는 사례를 만들었다. 아큐시네트는 내년 나스닥 상장 예정으로, 미래에셋증권은 아큐시네트 상장이 성사되면 되면 1000억원을 투자해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대박을 터트리게 된다.
미래에셋은 이 밖에도 호주 포시즌 호텔, 하와이 페어몬트 오키드 호텔, 페덱스 물류센터 등 부동산, PEF, 해외증권에 다양한 투자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증권 또한 싱가포르 아폴로 펀드투자, 미국 쿠퍼티노 부동산매각, 항공기 금융, 해외 헤지펀드 여신, 해외 운용 등 부동산·항공기 금융의 투자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대우증권 인수는 해외 진출 뿐 아니라 국내 사업에서도 시너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고객 기반이 크게 확충된다. 양사 통합 후 총 고객수는 약 280만명에 달한다. 1억원 이상 고객수도 13만명이 넘는다.
법인영업분야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인프라와 대우증권의 탄탄한 법인고객 네트워크가 접목돼 상승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분야의 강자다. 법인 고객 수만 3600개에 달하고, 적립금 규모는 4조원에 육박한다. 이같은 선도적인 지위가 대우증권이 보유한 400여 개 법인고객 영업기반과 합해질 경우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미래에셋증권의 대체투자상품(AI)과 대우증권의 단기성 일임형 상품의 강점을 합치면 법인영업에서의 상품 공급능력을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박 회장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외에도 국내외 부동산 등 대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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