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한제 폐지 후에도 분양가가 안정적인 은평뉴타운 일대 아파트촌 전경. [매경DB] |
25일 매일경제신문이 부동산114와 리얼투데이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올해 3.3㎡당 평균분양가는 서울의 경우 1940만원으로 지난해(1894만원)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분양가 상승률(16.12%)보다 크게 둔해졌을 뿐 아니라 강남3구 폭등분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 분양가는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은 1058만원으로 지난해(1054만원)보다 소폭떨어졌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은 강남권 재건축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어서며 폭등했던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낮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그간 민간이 소유한 땅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분양가가 더 높아지지 못하도록 제한하던 이른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코앞에 닥치면서 올해 초 시장에서는 '분양가가 대폭 오를 가능성이 크니 미리 집을 사야할 것'이라는 예상이 앞다퉈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분양가 폭등' 예상을 비켜갔다. 올해 분기별 분양가는 서울이 2분기 1927만원, 3분기 1911만원, 4분기 2166만원 선이었다. 오히려 1~3분기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던 2012년의 분양가(1944만원)보다도 낮았다. 다만 4분기에는 분양가가 최소 2787만원~최고 4257만원을 오가는 강남권 재건축 6개 단지가 한꺼번에 몰렸다는 측면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분양가는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주택 시장 축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장은 "저금리 기조 속 부동산 투자가 늘기는 했지만 수도권은 분양권 전매제한이 있는 데다가 소득이 따라가지 못하면 수요가 뒤쫓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실수요자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요즘엔 건설사들도 분양가를 높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어 투기 과열 양상을 보였던 부산·대구지역 분양가는 지난해보다 각각 24.7%, 23.4%씩 올랐다.
강남권 고분양가가 수도권 분양가에 미치는 영향이 이전만 못한 현상은 주 수요층이 30·40대 실수요자로 옮겨가는 추세 때문이다. 김덕례 주택
내년에도 분양가 상승 유인은 약할 전망이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 주택시장 압박 요인 속에서 오히려 미분양이 걱정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