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매일경제가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투자 주체별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국내 기관은 삼성전자, 개인은 포스코, 외국인은 LG화학 등 유화주를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수 상위 종목의 주가수익률을 비교해 보니 올해도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낸 투자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최근 '핫한' 정유·화학 업종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외국인들은 LG화학(7292억원) SK이노베이션(5869억) 롯데케미칼(4145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저유가에 따른 정제마진이 부각되면서 모두 올 들어 50% 이상 상승했다.
국내 기관은 삼성전자·한화케미칼 등 수익성이 좋아지는 업종에 주로 투자했다.
2013년 37조원이던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25조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자 국내 기관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쓸어담았다.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국내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4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예상치는 27조원으로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 삼성전자 주가도 연초보다 오히려 2%가량 하락해 국내 기관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내 기관이 각각 6000억원, 5000억원어치 사들인 엔씨소프트와 한화케미칼 주가는 각각 연초 대비 19%와 135% 급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413억원을 기록했던 한화케미칼은 올해 영업이익 3435억원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이뤄진 파리 기후총회 합의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한화케미칼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태양광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낙폭이 큰 종목에 투자했다. 올 들어 주가가 37% 하락한 포스코에 무려 1조3057억원을 투자했다. 33% 하락한 SK하이닉스에도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고, 연초 주가의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은 대우조선해양 주식도 4876억원어치 사들였다.
하지만 이들 종목의 전망은 여전히 암울하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포스코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5% 감소한 5082억원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부실자산을 대거 정리해 총 4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도 한숨을 돌리기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내년 채권단의 출자전환이나 추가 유상증자가 이뤄져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