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 이상 임원 20명 가운데 9명을 교체하는 등 대거 경영진 인사를 냈던 KEB하나은행은 부행장 6명 가운데 절반이 고려대 출신이다. 우선 기존 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재신임을 받은 김정기 리테일고객지원그룹 부행장과 새로 선임된 황인산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이 모두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또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윤규선 기업고객지원그룹 부행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종전까지 서울서영업그룹 전무를 맡았던 윤 부행장은 뛰어난 영업 성과로 함영주 행장이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IT본부를 맡고 있는 유시완 전무도 고려대 수학과 출신이다. KEB하나은행 경영진 19명 가운데 4명이 고려대 출신인 셈이다. 이는 서울대 출신(3명)보다도 많은 비중이다.
신한은행도 고려대의 약진이 눈에 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허영택 신한베트남법인장이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법학과 출신인 조용병 행장을 비롯해 이기준(재무학 석사)·유동욱 부행장보(경제)를 합치면 고려대 출신은 4명에 달한다. 신한은행 임원 출신 대학 가운데 고려대가 가장 많다. 신한금융지주에서도 부사장 3명 가운데 임보혁·임영진 부사장이 모두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대구 성광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정기화 우리종합금융대표(유임)는 TK 출신이자 고려대 출신이다.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대학생활을 하고 경기 부침이 잦았던 1990년대에 30대로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이들이 '보스'로 화려하게 올라선 셈이다. 다만 우리은행에서는 1960년대생 부행장이 적어 특이했다. 우리은행 임원진 23명 가운데 10명만이 1960년대생이어서 우리은행의 세대교체가 다른 은행보다 다소 늦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TK지역 인사들도 은행에서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실세로 통하고 있다. 은행마다 1명씩 TK 출신이 요직을 맡고 있다.
우선 이경섭 신임 NH농협은행장이 주요 시중은행장 가운데서는 유일한 TK 인사로 분류된다. 이 신임 행장은 대구 달성고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고 농협증권과의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NH투자증권을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는 등 농협금융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최근 전무에서 부행장으로 승진한 허인 국민은행 부행장도 대표적인 TK 인사다.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허 부행장은 전무일 때에도 실세로 통했다. 허 부행장은 지난해까지는 경영기획그룹을 맡아 은행 전체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우리은행에는 이동건 그룹장이 TK 출신이다. 경북 경주 출신인 이 그룹장은 한일은행 출신의 대표 격으로 최근 인사발령에서는 영업지원그룹장을 맡아 영업을 총괄하게 됐다. 이 그룹장은 경북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구상고 출신인 김영배 외환사업단 상무, 김선규 기업금융단 상무가 이동건 그룹장과 함께 TK 인사로 꼽힌다.
유임된 유구현 우리카드 대표(경북 대구)와 새롭게 선임된 권기형 우리FIS 대표(경북 문경),
KEB하나은행에서는 경북 봉화 출신인 윤석희 부행장이 TK 인사로 분류된다. 신한금융지주에는 김형진 부사장이 대표적인 TK 인사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총괄하는 김 부사장은 경북고와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김효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