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첫 거래일인 4일 국내 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데 이어 서킷 브레이커(주식매매 일시 정지)까지 발동하면서 아시아 전체로 불확실성 우려가 번진 탓이다.
이번 급락세는 연초인 1월에 주가가 많이 오르는 ‘1월 효과’를 기대한 투자자들에게 사실상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55포인트(2.17%) 내린 1918.76에 마감했다. 여기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 가까이 하락해 거래가 중단됐고, 선전증시 역시 8% 넘게 급락해 거래를 정지했다.
이는 대형주를 모아둔 상하이선전300(CSI300)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하락해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지만, 낙폭을 재차 확대해 7% 이상 밀려났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중국의 서킷 브레이커 제도는 CSI300지수가 5% 이상 등락하면 거래가 15분간 중단하는 제도로, 7% 이상 등락할 경우 당일 이후 거래는 완전히 중단된다.
이날 중국 증시의 급락세는 아시아 증시를 일제히 끌어내렸다.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3.06% 하락한 1만8450.98에 거래를 마쳤다.
항셍지수와 항셍H 지수 역시 중국발 쇼크에 각각 2~4% 하락했고 대만증시도 2.68% 내렸다.
현재 중국 증시의 폭락 요인으로는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꼽히고 있다.
4일(현지시간) 발표된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48.9를 밑돌았다. 이는 전월의 48.6보다 낮아진 것으로 경기가 계속 위축세를 보이고 있음을 가리킨다.
지난 1일 발표된 중국의 공식 제조업 PMI는 49.7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치인 49.6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49.8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새해 벽두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하자 국제 유가가 급등해 아시아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이에 따라 위험자산인 주가는 하락한다. 실제로 유가는 아시아 시장에서 한때 3%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중국 증시가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한 것도 아시아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
이날 한국시각으로 오후 2시경 CSI300지수가 장중 5% 이상 하락하면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하지만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발동된 서킷 브레이커가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 증시가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당국의 추가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PMI가 안 좋고, 보통 경기둔화 우려가 나오면 경기부양 대책이 추후에 따라나왔다”라며 “지급준비율 인하나 유동성 공급 등과 같은 대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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