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코스피는 북한 측 정오 발표 이후 장중 1911.61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하락폭을 만회하면서 전날보다 5.10포인트(0.26%)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날 북한과 주변국 간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식 105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내 기관과 외국인도 비록 코스피 주식을 각각 799억원, 1075억원어치 순매도하긴 했지만 연초 이들이 보였던 순매도 규모와 비교하면 유별나게 많이 내다 팔았다고 보기 어려웠다. 지난 4일 코스피 주식을 외국인은 1567억원, 국내 기관은 3471억원어치 순매도한 바 있다.
코스피보다 변동성이 큰 코스닥지수도 장중 1.26%가량 하락했다가 오히려 전날보다 3.20포인트(0.47%) 오른 687.27로 마쳤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큰 영향이 없었다. 일본 닛케이 증시는 올 들어 3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 갔지만 낙폭은 0.99%에 그쳤다. 오히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2% 상승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1990년대만 해도 북한 이슈가 터지면 국내 증시가 3~4일간 휘청거렸지만 2010년 이후에는 하루 정도 충격을 받았다가 다음날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북한 이슈에 시장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받는 충격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북한 리스크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내 증시는 반복되는 북한 리스크보다 중국과 중동에서 나타나고 있는 '쌍중(雙中) 쇼크'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공급과잉 문제가 유가 하락으로 이어져 중동 경기를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건설·조선 업종에 피해를 주는 악순환에 코스피가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 대부분이 중동 자금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저유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외국인 매도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어려운 경기 상황에도 이익을 낼 수 있는 KT&G 한국가스공사 등 경기 방어주나 이미 모든 악재가 노출된 포스코 등 저평가된 경기 순환주에 관심을 갖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둔화 염려와 북한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1월 코스피는 하단 1900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지난해 말 배당을 노리고 증시에 들어왔던 단기 자금이 모두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1월 중순 이후에는 대형주가 힘을 받기 시작하면서 코스피가 2000~2020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생산·투자·수출 관련 경제지표는 좋지 않지만 소비지표는 좋은 편"이라며 "작년 하반기처럼 중국 증시 급락으로 국내 증시가 1800선까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 변수로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은 굳건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인 수급이 불안할 때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나 코스닥 종목이 유리할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강현철 부장은 "연초에 인덱스펀드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 성장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주식 비중을 축소하되 대형주보다 제약 바이오 화장품 같은 성장주를 노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작년 4분기 실적 하향 조정에 대한 염려 때문에 1월 중순까지는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1월 중순까지는 실적 컨센서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화장품 의류 소매 미디어 증권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