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원화값이 위안화 약세·북핵 리스크 영향으로 연일 폭락하면서 1200원선이 무너졌다. 외환당국은 원화가치 방어를 위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섰지만 위안화·원화 동조화 현상이 강해지면서 시장 흐름을 거스르긴 어려운 상황이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2.7원 하락한 1200.6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달러당 원화값이 12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8일(종가 1200.9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오전에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가치 절하, 중국 증시 서킷브레이커 발동 등의 영향으로 1203원대까지 떨어졌다. 오후들어 수출업체의 네고물량과 외환당국의 개입물량이 나오면서 다시 1190원대를 회복했지만 장 마감 직전 다시 1200원대로 급락하는 등 등 하루종일 힘겨루기를 지속했다.
원화가치가 연일 떨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위안화의 가치 하락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연관성이 커지면서 위안화와 원화 추이는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북한 핵리스크도 단기적인 원화 약세의 요인으로 꼽힌다.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이 원화가치 하락 속도를 조절하는 수준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달러화가 철저하게 위안화에 연동해 움직이고 있어 과거처럼 특정 환율수준을 방어하는 적극적인 개입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국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도 위안화 절하폭이 커지는 등 중국과 방향성을 달리하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인상기에 원화값이 급락하면 문제 있는 국가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갈 우려가 커 당국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위안화 약세와 방향성을 다르게 가긴 어렵기 때문에 특정 환율수준을 지키기보다 속도조절만 하는 정도의 미세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은행 외환 관계자는 “오전 중 역외매수가 집중되면서 원화가치가 계속 하락했는데 위안화 가치하락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며 “연초대비 이미 원화값이 달러당 30원 이상 떨어진 상태여서 급변동 상황에 대비해 당국이 미세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당국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지 않는 한 중국 성장률에 대한 우려와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국제유가 하락·위안화 약세등 영향으로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나타되고 있다”며 “달러당 원화값은 2월에 조정을 받았다가 꾸준히 올라 9월경에는 130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성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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