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별도로 해외건설 수주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많다 보니 구체적인 금액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해외건설 진흥계획을 내놓은 2004년부터 연초마다 그해 달성할 해외건설 수주액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수주액이 목표치를 밑돌았다. 특히 저유가 현상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에는 수주액이 461억4000만달러로 전년(660억1000만달러)보다 30%나 급감했다.
연간 수주액이 5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6년 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를 대거 내놓던 중동 산유국들이 지갑 열기에 주저하면서 공사 발주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망을 작년보다도 더 어둡게 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미 올해 상반기 시장에 나올 계획이던 사우디 등 중동 일대 프로젝트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줄줄이 연기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사우디와 이란 간 갈등도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란은 올해 미국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국내 건설사들 주력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며 "이 와중에 사우디와의 경색 관계가 계속돼 이란 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 안 그래도 줄어든 중동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해외 수주액이 전년보다 최고 70% 줄어들 만큼 '어닝쇼크'를 겪은 대형 건설사들도 올해는 몸 사리기에 여념이 없다. 주요 사업장이 동남아 위주인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은 중동 상황을 감안해 수주액 목표치를 작년 수준 혹은 그보다 더 작게 잡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자 해외건설협회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