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중국 증시 폭락이 세계 증시 악재로 작용한 가운데 뉴욕 증시도 급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전날보다 2.32% 하락한 1만6514.10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은 2.37% 내린 1943.0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03% 빠진 4689.43에 마감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의 지속적인 하락이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개장한 지 30분 만에 7% 넘게 폭락해 조기 폐장됐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5년 최저치까지 절하하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중국 정부가 밤 늦게 조치에 나서면서 불안감이 완화되기도 했지만 뉴욕 증시 하락세는 계속됐다. 오히려 거래 후반 하락폭이 더 커졌다. 이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8일부터 서킷브레이커(지수 등락폭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거래를 일시 정지하거나 조기 종료하는 제도)를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업종별로는 중국 경기에 영향을 받는 기술업종이 3% 넘게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 헬스케어업종, 산업업종, 소재업종도 각각 2% 넘는 급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종목은 월마트를 제외한 전 종목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가 각각 4%와 3% 넘게 떨어졌고, 애플도 4.2% 급락세를 보였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존 브레드무스 부대표는 "하루 증시 변동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지만, 며칠 동안 불안한 흐름이 지속됐다"며 "세계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홀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고 말했다.
뉴욕유가는 전세계 공급 과잉 전망과 중국발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 위안화 추가 절하 예상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0센트(2.1%) 낮아진 33.27달러에 마쳐 2004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장중 한때 32.10달러까지 밀려 2003년 후반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2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32.16달러까지 급락했다. 유가는 2014년 중반 이후 70%가량 추락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엇갈렸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가까운 시일 내에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매파적인 입장을 보였다. 반면,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4번 미만으로 단행해야 한다며 비둘기파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에번스 총재는 이날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가진 연설에서 "연방기금금리 인상 속도는 현재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도록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년 안에도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2%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는 작년 12월 미국 기업들의 감원 규모가 2만3천622명을 기록해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12월 감원 규모는 전월 대비 24%, 전년 동기 대비 28% 각각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명 감소한 27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5천명을 소폭 웃돈 것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21.37% 오른 24.9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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