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가격은 5700억~5800억원 정도로 보인다. 잔금 납부 기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건물을 매입한 부영 관계자는 "추후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거나 임대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건설업체 부영은 1983년 설립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5040억원을 기록한 '알짜' 중견 건설업체다. 부영 본사 건물은 삼성생명 본사 바로 인근에 있다. 이번에 매각된 삼성생명 본사 건물은 삼성생명의 전신인 동방생명 본사 사옥으로 1984년 12월 지어졌다. 바로 이웃에 있는 삼성 본관과 함께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상징적 건물이다. 지하 5층~지상 25층, 건물면적 8만7695㎡(약 2만6524평)의 대형 건물이다. 현재 삼성생명이 72% 정도를 사용하고 있고 삼성자산운용과 엘살바도르 대사관이 입주해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 건물 매각 작업이 진행됐다. 당시 삼성 측에서는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는 정도라고 밝혔지만 시장에는 끊임없이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에도 인수 여부를 물었지만 양사 모두 높은 매각 가격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 본사 건물에 이어 삼성 본관, 삼성화재 본사 등 삼성그룹 금융사들이 입주해 있는 건물들의 추가 매각설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 서초사옥은 A, B, C 등 3개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삼성전자가 C동과 A동 일부를 사용하고 있는데 작년 말부터 이전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 C동에 있던 삼성전자 디자인 관련 부서는 우면동 R&D센터로 작년 말과 연초에 이미 이전했고, 역시 C동에 있는 경영지원 부서들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1분기 내 이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B동에 입주해 있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도 조만간 판교로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삼성정밀화학 등 일부 매각 계열사 사무실도 매각 작업을 완료한 후 이동할 예정이라 서초사옥 공실률이 급격하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현재 서울시 내 인근에 있는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대부분 서초사옥으로 모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단 삼성생명이 연내 서초사옥으로 이전할 것으로 보이고, 삼성생명 소유의 삼성 본관에 입주한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김규식 기자 / 박준형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