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S&T모티브 한온시스템 등 일부 부품업체들은 '친환경차 바람'을 타고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의 연비조작 사태 이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미국·독일 등 주요 국가들이 보조금 등 친환경차 지원정책을 펼치면서 경쟁력 높은 친환경차 부품사들은 주가 할증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용 HSG모터, 전기차용 구동모터 등을 제조하는 S&T모티브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S&T모티브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3371억원 매출액과 전년 동기 대비 71.9% 늘어난 348억원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4.1%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3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데 이어 또 한번 호실적이 기대된다.
방산산업 안정화와 글로벌 GM 대상 변속기 오일 펌프 매출 증가 등 기존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차 모터 매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에 날개를 달고 있다. S&T모티브의 친환경차 모터 매출은 2014년 1000억원에서 지난해 1500억원, 올해에는 2100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S&T모티브는 기아차가 판매 중인 전기차 '쏘울EV'에 구동모터를 공급하고 있고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친환경차 '아이오닉'에도 HSG모터를 납품한다"며 "현재 매출의 12% 수준인 현대차그룹향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성공적인 고객 다변화를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기차용 공조시스템을 제조하는 한온시스템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 전기차·하이브리드 차량 전용 컴프레서(에어컨 핵심 부품), 히트 펌프 시스템(내부 온도 조절 장치),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등 친환경차 공조 부품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공조 부품은 차량의 항속거리와 관련된 핵심 부품으로, 기술적 장벽으로 인해 소수 업체만 진입이 가능한 블루오션이다. 내연기관 공조시스템에 비해 가격이나 수익성도 월등히 좋다.
신영증권은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각각 7.9%, 30.2% 증가한 6조원과 4359억원으로 예상했다. 이재일 신영증권
[노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