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투자협회 해외시장 분석자료에 따르면 1988년 IFA 제도를 도입한 영국의 경우 2012년 기준 IFA로 활동하는 인원이 약 4만명, 전체 수익이 연간 25억파운드(4조3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펀드 판매시장에서 IFA를 통한 판매 비중은 55.6%에 달한다. 개인연금 시장에서는 89.1%,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76.3%를 차지할 정도로 IFA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미국도 IFA와 비슷한 개념의 IBD(Independent Broker Dealer)나 RIA(Registered Investment Advisor)가 15만명 이상 활동하면서 중산층 가정의 '자산관리 설계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와 싱가포르도 2013년부터 IFA 제도를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IFA가 본격 활동을 시작하면 현재 판매와 자문이 혼재된 국내 금융상품 판매 관행에 대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은행·증권사 창구의 판매와 자문 역할이 명확히 구분돼 각각 0.5% 안팎의 수수료를 받고 상품 판매 이후에도 IFA가 꾸준히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판매사가 1% 이상의 높은 수수료를 받지만 팔고 나면 '나 몰라라' 하고 내팽개쳐 두는 경우가 많다. 중국 펀드, 브라질 국채,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처럼 개미들이 반짝 유행하는 고위험 금융상품에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위기 때 무더기 손실을 입는 고질병도 되풀이돼왔다.
특히 올해 3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도입되면 개인별 맞춤형 자산관리 수요가 커지면서 IFA가 '금융상품 종합 설계사'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IFA를 통해 자문을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펀드, ELS, 예금 등이다. 지난 2년간 논란이 됐던 보험은 기존 보험설계사와 업역 충돌 때문에 제외될 게 유력시된다. 애초 2013년 11월 발의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통해 IFA를 제도화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금소법이 금융당국 조직개편 등 다른 쟁점들과 맞물려 국회 통과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자본시장법상 투자자문업 관련 시행령 개정을 통해 IFA를 도입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또 IFA는 자문업자여서 직접 금융상품을 판매할수는 없다. 대신 태블릿PC를 들고 고객 자택이나 회사를 방문해 펀드온라인코리아와 같은 온라인 판매채널을 활용해 펀드 가입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다. 펀드온라인코리아의 평균 펀드 판매보수는 연간 0.3%로 시중은행에 비해 0.3~0.5%포인트 가량 낮다. 온라인 판매보수를 낮추고 남은 돈을 자문비용으로 받는 대신 꾸준하게 자산관리를 돕는 구조다.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에서 퇴직한 금융 경력자들이 주로 IFA로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IFA로 일하려면 금융투자협회에서 주관하는 펀드·증권·파생상품 투자권유대행인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또 우선 법인에 대해 IFA 등록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IFA 활동을 원하는 5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자본금 3억~5억원 이상을 모아 함께 법인을 설립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금융위
■ <용어설명>
▷ IFA(Independent Financial Advisor·독립투자자문업자) : 특정 금융사에 소속되지 않고 펀드, ELS 등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