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분당선이 지나는 분당 정자역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김호영 기자] |
올해 들어 처음 개통 소식을 알린 황금라인 '신분당선'을 두고 경기도 분당 정자역 일대 부동산시장은 주택과 상가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서울 강남과 판교에 이어 분당·광교를 잇는 구간이 지난달 30일 본격 운행에 들어간 가운데 정자역 인근 아파트들은 직주근접형 단지들로 한 번 더 부각될 기회를 얻어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카페거리로 대표되던 분당 상권은 강남에 이어 판교에도 배후 수요층을 빼앗길 위기를 맞았다며 울상이다.
정자 카페거리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5~6년 전에는 강남역과 정자역을 잇는 분당선이 개통되면 카페거리 상권이 확장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었지만 이젠 활기를 잃게 생겼다"며 "임대료는 여전히 높은데 분위기 있는 카페와 개성 있는 옷가게들이 하나둘 나가고 그 자리에 술집이나 치킨집이 들어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분당 상권 핵심인 정자동 일대는 한때 '청자동'으로 통했다. 청자동은 청담동과 정자동의 합성어다. 강남권 부유층이 분당 신도시 개발을 기점으로 정자동 일대로 옮겨온 이후 개성 넘치는 고급 레스토랑과 카페, 옷·액세서리 가게 등이 노천 상가 형식으로 골목에 들어서면서 사람들 발길을 잡아끌었던 것. 하지만 2011년 말 분당선이 개통되면서 강남 상권에 유동인구를 빼앗기는 바람에 인근 서현역 상권과 함께 가라앉았다가 지난해 말에는 판교 현대백화점에 분당권 '핫플레이스' 자리를 내줬다. 2014년 말에는 인근에 스트리트형 상가인 '엠코헤리츠'가 들어서면서 카페거리 역시 신구 구분이 생겨 기존 카페거리를 찾던 발걸음이 분산되는 상황이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2010년 4억1700만여 원에서 2013년 3억8500만원까지 떨어졌던 상록마을 임광보성아파트 전용 67㎡형은 2013년 이후 꾸준히 가격이 올라 현재 시세가 4억3700만원 선이다. 분당파크뷰 아파트 전용 85㎡형 역시 2013년까지 7억7200만원으로 바닥을 쳤지만 이후 계속 올라 현재 시세는 8억6000만원 선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전용 85㎡형 이하 경기도 아파트값이 3.3㎡당 951만원으로 93만원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정자역 일대 두 단지는 각각 3.3㎡당 256만여 원, 341만여 원 올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정자역 일대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분당선 효과라고 볼 수 있다"며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좋아지면 일대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들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분당권 상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