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문 대표이사 |
2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매출 3조2410억원, 영업이익 4051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각각 115%, 181%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2873억원으로 전년(1447억원)보다 99% 증가했다. 3가지 모두 창사이래 최대 실적이다.
작년 아이엠투자증권 합병과 유상증자로 자기자본(1조7186억원)이 전년보다 60%나 증가했지만 이익도 큰 폭으로 성장해 ROE가 오히려 더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국내 시장이 침체를 겪었음에도 메리츠종금증권은 3조원에 달하는 종금북(Book)을 활용한 기업금융, 그중에서도 부동산금융 부문에서 탁월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금융(PF) 사업본부가 작년 금융주선·자문 업무를 75건 수행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1021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554억원) 대비 84%나 많은 수익을 올린 것. 단일 본부 내 직원 26명에 불과하지만 부산 해운대 LCT 개발사업을 주관해 국내 민간 개발사업 PF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7800억원에 이르는 자금 조달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그동안 PF 때문에 늘어난 우발채무가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도 제기된다. 작년 3분기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크다. 하지만 메리츠증권 측은 리스크 관리를 충분히 해놨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우발채무는 분양률이 증가할수록 감소하는 구조"라며 "작년 3분기 기준 분양률을 감안한 우발채무 실질 잔액은 3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중 70% 이상이 아직 대출이 실행되지 않은 미분양담보대출확약(2조1000억원)이라는 것. 미분양담보대출확약은 준공 후 해당프로젝트에 미분양 물건이 생기면 금융사가 이를 담보로 확약서에 정해놓은 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자금을 준공 시점 이후 대출해주겠다는 계약을 말한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리테일 부문에서도 급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리테일 부문 순이익은 작년 315억원으로 전년(34억원) 대비 무려 9배나 증가했다. 2013년 63억원 적자에서 2014년 흑자전환한 데 이어 지속 성장세다. 최희문 사장이 2014년 도입한 성과 보상 중심인 인재 경영을 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가 최근 2년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 메리츠증권은 오히려 인재 영입에 나섰다. 리테일 영업 직원은 현재 690명으로 2년 전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었다. 우수한 인재들에게 그에 따른 성과에 철저히 보상하는 시스템을
그 결과 작년 4분기 메리츠 실적 상위 직원 50명이 올린 고객 수익률은 1.2%로 코스피·코스닥시장 평균(-3.3%)보다 4.5%포인트나 높았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종금 라이선스가 만료되는 2020년 이전에 대형 IB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