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의 보합세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거래는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별다른 가격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수요자와 매도자 모두 설 이후로 최종 결정을 보류하고 일단 기다려보자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매수세도 없지만 집주인들도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
↑ [자료 부동산114] |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변동률이 0%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다만 국지적인 아파트값 조정이 이뤄지면서 1월 중순을 기점으로 하락지역이 늘고 있는 추세다. 올 들어 매매가격이 많이 떨어진 경기권 지역은 안산, 김포한강 신도시, 과천, 용인, 판교, 광명, 군포 등으로, 대체로 지난해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곳부터 조정이 되고 있다.
이밖에 최근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난 지역도 매매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 미분양 적체가 재고 주택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세가격은 서울(0.09%), 경기·인천(0.03%), 신도시(0.01%) 순으로 올랐다. 서울은 성동, 광진구 일대 한강변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올랐고 경기에서는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호재로 용인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신도시는 소형 전세를 찾는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 실수요 많은 지역 중소형 매매 오름세
서울은 △은평(0.07%) △성북(0.07%) △중구(0.07%) △구로(0.06%) △성동(0.05%) △서대문(0.04%) 등이 올랐다. 주로 신혼부부나 젊은 층 실수요가 많은 지역의 중소형 면적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은평은 녹번동 북한산푸르지오 전용 84㎡가 2000만원 올랐다. 성북은 정릉동 푸른마을동아가 1000만원~2500만원 상승했고 삼선동4가 코오롱도 1000만원 가량 올랐다. 구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개봉동 개봉한진 아파트가 1000만원 상승했다.
반면 ▼강동(-0.08%) ▼강남(-0.04%)과 ▼중랑(-0.03%)은 하락했다. 강동은 둔촌주공1, 4단지가 1000만원~1500만원 가량 떨어지면서 마이너스 변동률을 나타냈다. 급매물만 간혹 거래될 뿐 매수세가 없다.
강남은 개포시영이 면적대별로 1000만원씩 떨어졌고 위례신도시 입주 여파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수서동 일대 아파트값도 약세를 보였다. 수서삼성, 까치진흥 등이 500만원~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중랑은 대출규제 영향으로 거래가 끊기면서 묵동 브라운스톤태릉 매매가격이 1000만원 가량 하향 조정됐다.
신도시는 △광교(0.01%) △산본(0.01%) △일산(0.01%) 등이 미미한 오름세를 보였고 나머지 지역은 변동이 없었다. 광교는 이의동 광교e편한세상 전용 101㎡가 750만원 정도 상승했다. 산본은 소형 아파트만 간혹 거래되면서 덕유주공8단지가 500만원 올랐다. 일산은 주엽동 문촌9단지주공, 문촌10단지동부 등이 500만원 올랐다. 중소형 면적대 위주로만 문의가 있을 뿐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다.
경기·인천은 ▼김포(-0.03%) ▼인천(-0.02%) ▼안산(-0.02%) ▼용인(-0.02%) ▼오산(-0.02%) 등이 내림세를 보였다. 명절을 앞두고 있는데다 대출규제와 주택시장 위축에 대한 매스컴 영향으로 매수세가 사라졌다는 반응이다.
김포는 장기동 현대청송2차2단지 중대형 면적이 5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안산은 고잔동 일대 신규 입주물량이 늘면서 기존 아파트값이 조정됐다. 초지동 주공그린빌11, 12단지 500만~1000만원 정도 내렸다. 이에 비해 △광주(0.04%) △하남(0.04%) △광명(0.03%) 등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광주는 오는 6월에 성남-여주 복선전철이 개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곤지암읍 LG 아파트 호가가 500만원 가량 올랐다.
◆서울, 대부분 전세난에 전셋값 오름폭 커져
서울은 △성동(0.66%) △광진(0.50%) △강북(0.35%) △구로(0.21%) △중구(0.21%) 등의 순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기존 전세 아파트의 재계약 증가와 보증부월세(반전세) 전환으로 전세매물이 출시되지 않아 전셋값 오름폭이 커졌다.
성동은 성수동1가 한진타운, 강변건영을 비롯해 성수동2가 현대아이파크 전세금이 2000만원~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광진은 전용 84㎡ 단일면적으로 이뤄진 구의동 현대2단지 전세가격이 1000만원~5000만원 올랐고 현대프라임도 중소형 면적 위주로 2500만원~3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반면 ▼강남(-0.04%)은 노후단지인 개포동 주공4단지 전세금이 면적대별로 500만원~1750만원 정도 하향 조정되면서 내림세를 나타냈다.
신도시는 △파주운정(0.05%) △일산(0.03%) △김포한강(0.02%) △평촌(0.02%) △분당(0.01%) △산본(0.01%) 순으로 올랐다.
파주는 겨울방학 이사수요로 야당동 한라비발디센트럴파크 중대형 면적이 500만원 올랐다. 일산은 소형 아파트 전세매물이 특히 귀한 편으로 주엽동 문촌16단지뉴삼익 소형면적이 500만원 상승했다. 평촌에서는 초원동 초원부영 전세금이 250만원 정도 올랐다. 매매시장의 학군수요 마저 뜸한 가운데 전세매물 부족이 이어졌다.
경기·인천은 △용인(0.13%) △파주(0.06%) △김포(0.05%) △화성(0.05%) △광명(0.04%) △성남(0.04%) △의정부(0.04%) 등의 순으로 올랐다.
용인은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이 좋아진데다 판교테크노밸리 직장인 수요가 늘면서 성복동 일대 전세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성복동 LG빌리지1차는 2500만원~5000만원 올랐고 경남아너스빌은 500만원~1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반면 ▼안산(-0.12%)과 ▼하남(-0.05%)은 전세가격이 내렸다. 안산은 고잔동 일대 15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인 레이크타운푸르지오가 입주에 들어가면서 인근 고잔5차푸르지오 전세금이 1000만원 하락했다.
◆전월세 시장부터 움직이다가 1분기 이후 매매거래 늘어날 듯
설 연휴가 지나면 본격적인 봄 이사를 앞두고 수요시장이 조금씩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월별 전월세 거래량을 보면 설 명절 익월의 전월세 거래가 연초에 비해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임대시장에 비해 매매거래는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가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팀장은 “전세가격은 신규 입주물량이 들어서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봄 이사수요가 본격화하면서 상승세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상환 능력, 즉 대출 원금 분할 상환이 가능한 실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라면 공급과잉이나 금리인상, 대출규제 등의 부정적인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전세난 지속 여부 등에 따라 주택 구입을 검토해 볼만하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